민간 자율성 높였지만 경쟁은 불발…도심복합 민참사업, 사업비 현실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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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역 동·서측 총 3920가구…민간사업비 1조4000억원대
첫 통합형 공모서 동측 단독 참여·서측 무응찰…나란히 재공고
낮은 공사비에 현장 변수까지…"합리적 위험 분담 필요"

▲부천 중동역 서측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위치도. (사진제공=한국토지주택공사)

민간참여자 추정 사업비가 총 1조4000억원대에 이르는 부천 중동역 동·서측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 나란히 재공모에 들어갔다. 민간 건설사의 설계 자율성을 높이고 사업 절차를 단축하기 위한 ‘통합형 공모’를 처음 적용했지만 복수 경쟁이 성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간 참여를 확대하려면 적정 사업비 책정과 합리적인 위험 분담 등 실질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부천 중동역 동측과 서측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민간사업자 공모가 재공고됐다. 7월 31일 시작된 첫 공모에서 동측은 단독 응찰, 서측은 무응찰로 각각 유찰됐다. 서측의 경우, 참가 의향을 보인 업체가 있었지만 최종 사업계획서가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업은 중동역 동·서쪽 총 10만3889㎡ 부지에 최고 49층, 3920가구를 조성하는 대규모 역세권 개발이다. 동측은 1822가구, 서측은 2098가구를 공급한다. 이 가운데 공공분양과 이익공유형 공공분양이 3330가구, 공공임대가 590가구다. 민간참여자 추정 사업비는 동측 6717억원, 서측 7697억원으로 합계 1조4414억원에 달한다.

이곳은 또한 9ㆍ7대책에 따른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설계공모 없이 복합사업참여자를 공모하는 첫 사업지구다. 기존처럼 별도의 설계공모를 거치지 않고 민간사업자가 설계안을 포함한 사업계획을 함께 제안하는 방식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설계 단계부터 자사 공법과 브랜드, 시공계획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설계와 사업자 선정을 따로 진행하지 않아 전체 사업 기간을 줄일 수 있고 설계와 시공 사이의 연계성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상 장점이 곧바로 입찰 경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공모 절차를 줄이고 설계 재량을 넓혔지만 민간의 참여를 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특히 수익성과 직결되는 사업비 수준과 위험 분담 조건은 달라지지 않았다.

민간사업자는 LH가 제시한 추정 사업비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가격을 제안하고 설계와 인허가, 철거, 시공 등을 맡는다. 물가 변동에 따른 사업비 조정 장치는 마련돼 있지만 일부 인허가 조건 변경이나 암반·지하수 등 현장 여건은 공모 단계에서 미리 조사해 제안 사업비에 반영해야 한다. 사전에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발생하면 그만큼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민간의 수익 구조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참여 확대의 걸림돌로 꼽힌다. 공모지침상 복합사업참여자는 협약에서 정한 사업비를 정액으로 회수하고 별도의 사업 손익을 배분받지 않는다. 분양 성과가 좋아지더라도 추가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건설사로서는 대형 사업지라도 투입해야 할 인력과 부담에 견줘 확보할 수 있는 수익이 충분한지를 따질 수밖에 없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통합형 공모는 입찰 단계부터 상당한 설계·견적 인력을 투입해야 해 수주하지 못했을 때의 기회비용도 적지 않다”며 “대형사들도 사업 규모만 보고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과 수주 가능성을 비교해 선별적으로 입찰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도심복합사업의 민간 참여를 늘리려면 공모 전에 건설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실제 원가와 금융비용을 반영한 사업비를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인허가 변경이나 예측하기 어려운 현장 조건처럼 건설사가 통제하기 힘든 위험은 비용 조정 기준과 책임 범위를 사전에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공공 주도 사업은 민간사업보다 공사비 수준이 낮아 건설사들이 경기 부진기에는 사업성을 우선 따질 수밖에 없다”며 “도심복합사업을 비롯한 공공사업은 공사비 현실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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