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ㆍ수온 상승에 원전도 멈춰
이상기후에 기업 공급망 비용 1200억달러 증가
21세기 중반 순경제손실 24.7조달러 전망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대홍수가 덮친 네팔은 홍수 피해 복구에 40억~50억달러(약 5조6000억~7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네팔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에 해당한다. 이번 홍수로 국가 발전능력의 12% 이상을 차지하는 수력발전 사업들이 피해를 보면서 관광산업과 해외 송금, 수력발전에 의존해온 네팔 경제가 복합적인 충격을 받게 됐다.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으로 꼽혀온 저탄소 전원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력의 약 80%를 수력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잠비아는 2023~2024년 가뭄 당시 카리바호 발전량이 최저점에서 80% 급감했다. 수도 루사카 등에서는 하루 최대 20시간 순환 단전이 이어졌다.
유럽에서는 물 부족과 수온 상승이 원자력발전소까지 멈춰 세웠다. 7월 다뉴브강이 극심한 저수위를 보이면서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원자로 2기가 모두 가동을 중단했다. 프랑스에서는 폭염으로 강물 온도가 올라 냉각수 사용이 제한되면서 원전 8기의 발전량이 한때 총 6.3GW(기가와트) 감소했다. 결국 ‘너무 많은 물, 너무 적은 물, 너무 뜨거운 물’이 수력과 원전 등 저탄소 전력의 발전 안정성을 동시에 위협하게 된 셈이다.
기후변화는 세계 관광지도도 다시 그렸다. 지난달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는 폭우로 돌발홍수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생존자 82명이 가까스로 구조됐다. 홍수는 산책로와 다리뿐 아니라 공원에 물을 공급하는 핵심 수도관까지 파손해 숙박시설 운영이 중단됐다. 지난해 산불 피해 지역에 다시 홍수가 덮치면서 산불과 홍수가 이어지는 복합재난의 위험도 드러났다.
유럽 알프스에서는 관광자원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6월 폭염 당시 스위스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은 2주 동안 6초마다 올림픽 수영장 하나를 채울 수 있는 규모였다. 반면 남유럽의 폭염을 피해 노르웨이와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 서늘한 지역에서 휴가를 보내는 이른바 ‘쿨케이션(coolcation)’이 부상했다. 기후가 관광지의 성수기와 목적지까지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들이 치러야 할 비용도 커졌다. 국제 비영리기구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는 2021년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와 물 부족 등 환경 위험으로 기업의 공급망 비용이 2026년까지 최대 1200억달러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제조업이 640억달러로 가장 많고 식품·음료·농업도 170억달러에 달한다. 피해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킹스칼리지런던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기후변화가 국제 공급망을 통해 다른 국가로 연쇄적으로 전달되면서 2060년까지 최대 24조7000억달러(2020년 달러 기준)의 순경제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