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1년간 5배 폭등
‘램아마겟돈’ㆍ‘램포칼립스’ 등 신조어 등장
게임콘솔ㆍ스마트폰ㆍ노트북 등 두자릿수 인상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장조사 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D램 가격이 1년간 5배 폭등했고 계약 가격은 분기별로 10~20%씩 오르고 있다고 발표했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디렉터는 “공급 부족 여파가 말 그대로 소비자 전자제품 분야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부족이 심해지면서 온라인에서는 램과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합친 ‘램아마겟돈(RAMageddon)’이나 ‘램포칼립스(RAMpocalyps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제조사와 유통업체들은 전자제품 가격을 두 자릿수로 올렸다. 대표적으로 애플은 6월 일부 고급형 노트북과 태블릿 가격을 최대 300달러(약 40만원) 인상했다. 그러면서 메모리와 기타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해 매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 업계는 특히 타격을 세게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소니, 닌텐도 같은 콘솔 제조업체들은 비용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통상 게임 콘솔은 손해를 보면서 하드웨어를 판매하고 대신 게임 소프트웨어와 구독 서비스 판매로 이익을 내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닌텐도는 5월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부품 비용 상승을 이유로 예상하지 못한 비용 1000억엔(약 8637억원)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닌텐도 연간 영업이익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닌텐도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5% 하락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업계는 최근 몇 달 새 콘솔 한 대당 가격을 최대 150달러 올리기 시작했다고 FT는 설명했다. 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는 휴대용 게임기 스팀덱의 생산 속도를 늦추기도 했다.
스마트폰 가격도 오르고 있다. 황 디렉터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D램 가격이 1년간 250달러 상승했다”며 “비용 상승분은 올가을 스마트폰 판매가격에 전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스틴 호타드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FT 인터뷰에서 “메모리 부품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일부 제품을 재설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격 인상은 판매량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싼 값을 치르길 거부하는 소비자들이 구매 시점을 앞당기거나 교체 주기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앰피어애널리시스는 소니나 MS가 현재 약 700달러인 콘솔을 1000달러 이상으로 높여 출시하면 향후 5년간 판매량은 최대 43%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70년대 이후 전자제품은 반도체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성능은 향상되고 가격은 낮아져 왔다. 특히 마이크로칩에 집적되는 트랜지스터 수가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이른바 ‘무어의 법칙’에 따라 컴퓨터는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가격공식은 뒤집히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