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보복 악순환에 해협 통제권 둘러싼 군사충돌 격화
양측 모두 결정타 못 날려…출구 없는 ‘6개월 전쟁’

미국과 이란 군이 5일(현지시간) 서로 상대 측 선박을 잇달아 공격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싸고 공격과 보복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대 긴장도 다시 최고조로 치달았다.
로이터통신ㆍ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미 해군 함정 두 척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응해 이란 원유 수송 선박 세 척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최대 석유 수출기지인 하르그섬 인근의 다우니호와 자스크 인근 스타크1호를 무력화하고 오만만의 카일로호를 완전히 파괴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IRGC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 우리 군함 두 척을 향해 공격한다면 우리는 그보다 더 큰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즉, 이란 선박 세 척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군을 방어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이란의 석유 수송 선단을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IRGC도 맞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미군이 이란 유조선들을 타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지나던 유조선 세 척과 다른 해역의 미국 관련 선박 세 척을 공격했다”면서 “다른 선박들도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WSJ이 인용한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을 응징하고 이란의 원유 수송 능력을 억제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주 초부터 이란 유조선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와 별도로 미 해군 함대는 이란 항구들을 봉쇄하고 있다. 이후 이란이 요르단과 쿠웨이트 등에 있는 미군기지를 공격하고 미국이 IRGC 관련 표적과 유조선 등을 재차 타격하는 등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2월 28일 공격으로 중동전쟁이 발발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종전 시점과 방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주장하면서 미국은 좀처럼 전쟁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부담은 미국과 이란 모두에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의 봉쇄로 이란의 원유 수출은 수주째 사실상 막혀 있는 반면 걸프 국가들의 원유 수출은 해협을 통과하고 있어 이란 정권에 대한 압박은 높아지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이란전 장기화는 정치적으로 불리한 변수이다. 대이란 경제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국내외 여론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WSJ는 “6개월 전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2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던 이란 정권의 계산이 오판이었음이 분명해졌다”며 “해협 봉쇄는 결과적으로 세계적 경제 위기를 일으키지도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이란이 원하는 조건으로 종전하도록 몰아붙이지도 못했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도 공습으로 이란을 굴복시키지 못하자 강력한 해상봉쇄와 경제 제재를 가했으나 기대와 달리 이란 내 민중 봉기를 유발하거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건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