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멈췄는데 법안·청원 맞불…용산공원 주택 공급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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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서울시 협상 지연에 본회의 처리 불발
범여권선 '본체 20% 개발법'⋯반대 청원도 국토위 회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일대 모습. (이투데이DB)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둘러싼 갈등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데다 국토부 장관 교체까지 맞물리면서 정부와 서울시 간 절충안 마련은 불투명해졌다. 그 사이 범여권에서는 용산공원 본체 부지의 최대 20%를 택지로 활용하는 법안이 발의됐고, 이에 맞서 주택 공급을 중단해 달라는 국민동의청원도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심사대에 올랐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이 상정되지 않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된 이 법안은 용산공원 내 일부 부지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안 처리를 미뤘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토부 장관과 서울시장 간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어서 협상 내용을 지켜볼 것"이라며 "법안 통과 이상으로 실질적인 공급 대책이 필요해 협상을 더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와 서울시의 협상이 언제 재개될지는 불투명하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지난달 20일과 26일 두 차례 만나 용산공원과 서울 도심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이달 첫째 주로 예상됐던 세 번째 회동은 일정이 맞지 않아 불발됐다.

여기에 국토부 장관 교체라는 변수도 생겼다.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이 지난달 31일 신임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현직인 김 장관이 서울시와의 협상을 계속 이끌지도 불투명해졌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이 다시 만나더라도 어느 선까지 합의할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홍 후보자는 지명 직후 "현재와 같은 주택 상황에서는 신속한 주택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서울시와의 협의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서울시와 충분히 사전 협의해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용산공원 주택 공급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부와 서울시의 협상이 지연되는 사이 범여권에서는 기존보다 한발 더 나아간 법안도 등장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등 10명은 지난달 26일 용산공원 본체 부지 전체 면적의 최대 20%를 주택 공급용 택지로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차 의원안은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본체 부지 일부를 택지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은 공공임대주택과 이익공유형 분양주택,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제한했다.

현재 본회의에 부의된 국토위원장 대안보다 한발 더 나아간 내용이다. 국토위원장 대안이 용산공원 내 일부 부지의 주택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라면 차 의원안은 본체 부지의 최대 20%를 주택용 택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명시했다.

현행법은 용산미군기지 본체 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를 바꾸거나 매각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차 의원안이 통과되면 2007년 특별법 제정 이후 유지돼 온 '본체 부지 전체 공원화' 원칙이 처음으로 깨지는 셈이다.

이에 맞서 서울시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대신 탄천물재생센터 등 다른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자는 입장이다.

용산공원 개발에 반대하는 여론도 국회로 향했다.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 반대 및 용산공원 부지 주택 공급 추진 중단에 관한 청원'은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국토위에 회부됐다. 이에 따라 국토위는 관련 법안과 함께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중단해 달라는 청원도 심사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규모와 대상 부지, 토양 오염 문제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진장익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용산공원을 어떤 방식으로 조성하고 활용할지에 대한 큰 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20%를 먼저 개발하겠다는 것은 무리"라며 "왜 20%인지, 어느 부지를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타당성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땅을 파보기 전에는 오염 정도와 범위를 알기 어렵고, 개발 예정지의 오염이 심하면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수도 있다"며 "그 과정에서 비용이 늘고 사업 기간도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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