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배경으로 향후 예정된 대규모 투자를 꼽았다. 인수합병(M&A)과 생산시설 증설 등에 총 15조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차입을 늘리기보다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해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판단이다. 유증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에 대해서는 확보한 자금을 성장에 투입해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3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린 소액주주 대상 기업설명회에서 “이번 유상증자는 단순한 자금 확보가 아니라 계획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산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8일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을 위해 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조달 자금 가운데 2조7062억원은 올해 7월 인수를 발표한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나머지 2948억원은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을 위한 시설자금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가 유증을 택한 배경에는 향후 예정된 대규모 투자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4년까지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 2조7000억원을 비롯해 6공장 증설 1조9000억원, 7공장 증설 1조8000억원, 제3바이오캠퍼스 조성 7조원, 미국 생산시설 증설 7000억원 등 총 15조4000억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를 계획 중이다.
유 부사장은 “이번 유증은 현재 영업실적 악화나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라며 “견조한 영업현금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향후 집중적으로 예정된 성장 투자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고 기존 항체의약품 사업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인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 부채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위탁개발생산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유증을 선택했다.
유 부사장은 “반기 말 기준 보유 현금은 약 2조2000억원이지만 2034년까지 예정된 15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초기에 집중되는 만큼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이 기간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이 예상되지만 금리 상승과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차입의 경제성이 낮고 부채비율도 50% 후반에서 80% 후반까지 상승할 수 있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가 가장 적합한 조달 방식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생산능력·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의 ‘3대축 확장’ 전략을 가속한다.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로 기존 항체의약품과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에 펩타이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유럽·미국·인도 생산거점도 확보한다.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에는 6~8공장을 순차적으로 건설해 글로벌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을 138만5000L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는 신규 공장 건설과 달리 인수 완료 직후부터 실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 부사장은 “GLP-1 계열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기존 고객사에는 항체와 펩타이드를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폴리펩타이드 고객사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항체 사업으로 연결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며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M&A와 유상증자 진행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당분간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기존 투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유 부사장은 “신규 모달리티와 해외 거점,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 기회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완료하고 이후 사업 통합과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투자는 기존 투자 진행 상황과 수익성,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 기준으로 추가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 다만 향후 추가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경우 시장 상황과 대외 여건 등을 검토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