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자카드’ 가고 ‘핀셋카드’ 온다… 카드업계의 생존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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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규 212종·단종 525종⋯카드 상품군 슬림화
패션·러닝·AI구독·포르쉐까지⋯고객별 혜택 세분화

▲(사진=AI 생성)

누구나 긁으면 돈이 되던 ‘알짜카드’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마케팅 비용 압박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전방위 혜택을 걷어내는 대신, 특정 고객의 지갑만 노리는 ‘핀셋형 특화카드’로 전열을 재정비하는 모양새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알짜카드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상징적인 신호탄은 신한카드의 대표작 ‘더모아(The More)’의 공식 만료다. 5000원 이상 결제 시 1000원 미만 잔돈을 포인트로 돌려주며 재테크족의 필수품으로 꼽혔던 이 카드는 올해 대부분 유효기간이 만료되며, 늦어도 내년 1월이면 시장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

더모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8개 전업카드사가 선보인 신규 신용·체크카드는 212종에 그친 반면, 단종된 카드는 525종에 달했다. 새로 시장에 나오는 카드보다 사라지는 카드가 2.5배나 많은 셈이다.

빈자리를 채운 것은 고객의 일상과 취향을 들여다본 맞춤형 상품들이다. 신한카드는 여성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와 손잡고 결제액의 15%를 적립해 주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선보였다. 플랫폼 이용자의 소비 성향에 맞춰 백화점과 카페, 면세점 등 주요 연계 소비처 혜택을 촘촘히 엮어낸 것이 특징이다.

운동과 디지털 구독 등 세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NH농협카드가 내놓은 ‘zgm 러닝카드’는 스포츠용품 구매와 피트니스센터 이용은 물론, 러닝 전후로 자주 찾는 편의점 음료와 병원·약국 결제까지 혜택 동선에 넣었다. 신한카드가 카카오뱅크와 협업한 ‘카카오뱅크 착붙 신한카드’ 역시 챗GPT, 클로드 등 생성형 AI 유료 구독과 쿠팡·네이버 등 주요 멤버십 이용층을 정조준했다.

초고소득층을 겨냥한 ‘슈퍼 프리미엄’ 전략도 한층 정교해졌다. 삼성카드가 선보인 ‘포르쉐 삼성카드’는 브랜드 공식 서비스센터 이용과 주유·전기차 충전 혜택에 더해 골프, 호텔·리조트, 항공 등 차량 보유 고객의 실제 소비 패턴에 맞춘 혜택을 결합했다.

이 같은 ‘핀셋 전략’ 부상은 카드사가 생존을 위해 꺼내든 승부수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 확대가 한계에 부딪힌 데다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불특정 다수에게 무제한 혜택을 퍼주던 과거 식의 영업 방식은 지속 불가능해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제휴나 특정 소비층 타깃 상품은 고객 유입 효과를 높이면서도 혜택 제공 범위를 정교하게 설계해 비용 누수를 막을 수 있다”며 “수익성 부담 속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한 일괄 혜택보다는 실제 이용 빈도가 높은 소비 영역에 화력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상품 전략이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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