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부부채, GDP 대비 94%⋯2029년엔 100% 전망”
팽창하는 정부부채·재정적자에 투자자 경계 고조
베선트 “성장이 해법”⋯로고프 “세출·금리도 상승” 반박

만기 10년 이상인 글로벌 장기채 금리가 22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주요국의 눈덩이처럼 불어난 정부 부채가 재정건전성과 국채 수급에 대한 불안을 키우자, 투자자들이 장기 보유 위험을 반영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잔존 만기가 10년 이상인 국채로 구성된 FTSE 세계국채지수(WGBI)의 금리는 작년 말 연 4.0% 안팎에서 현재 4.5%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수준을 넘어 2004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로 집계됐다. WGBI는 주요국 국채를 시가총액에 따라 편입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국채 운용 지표다. 국가·지역별 비중은 미국이 약 40%, EU 주요국이 30% 미만이며 중국과 일본이 각각 10% 안팎이다.
상대적으로 잔존 만기가 1년 이상 10년 미만 국채의 이 지수 글로벌 금리는 3.5%에 그쳤다.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직후인 2023년 10월 기록한 최근 고점인 4%에는 못 미친다.
최근 미국을 비롯해 일본ㆍ영국ㆍ독일 등 전반적인 글로벌 국채 매도세는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면서 촉발됐다. 다만 만기가 긴 국채일수록 금리 상승폭이 크다는 점은 재정 건전성과 국채 수급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그만큼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실제 정부 부채 규모는 막대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정부 부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94%까지 불었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2029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이후 처음으로 GDP의 100%에 이를 전망이다. 늘어나는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해 세계 재정적자 역시 GDP의 5%로 사실상 재정수지가 균형 수준이었던 2007년의 0%대와 큰 차이를 보였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겸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충격이 발생했을 때 재정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부족해 상황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정부 부채의 해법으로 세출 구조조정이나 증세를 통한 재정 긴축보다는 경제성장을 내세우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기자들에게 “세계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부채로 넘쳐나게 됐다”면서 “여기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성장을 통해 부채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I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강조했다.
그러나 성장만으로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회의론도 크다. 로고프 교수는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 세수는 늘지만 동시에 지출 수요도 증가하고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치인들은 “금융위기 이후 형성된 ‘금리는 계속 내려갈 것’이라는 거의 종교적인 확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