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출발한 온라인 패션업체 쉬인(SHEIN)이 홍콩 증시에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장중 10%까지 급락했다. 미국을 시작으로 각국이 소액 수입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하면서 저가를 앞세운 쉬인의 성장 모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간) CNBC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쉬인은 이날 홍콩거래소에서 공모가와 같은 48.56홍콩달러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장중 낙폭이 10%까지 확대됐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하면서 현재 5% 안팎의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
쉬인은 이번 기업공개(IPO)로 약 17억달러(약 2조3280억원)를 조달했으며 상장 당시 기업가치는 약 265억달러로 평가됐다. 이는 2022년 기록한 기업가치 982억달러의 4분의 1 수준이다.
쉬인의 몸값이 크게 낮아진 데는 미국의 소액면세 제도(de minimis) 폐지가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합성마약 유통 차단을 이유로 지난해 5월부터 소액 수입품에 적용하던 면세 혜택을 없앴다. 이를 활용해 중국에서 생산한 저가 의류를 미국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해온 쉬인은 비용 증가분을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지난해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여기에 올해 들어 태국과 튀르키예, 유럽연합(EU) 등도 잇달아 비슷한 면세 혜택을 폐지하면서 성장세는 더욱 둔화하고 있다. 쉬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쉬인은 미국과 영국 증시 상장을 추진했지만,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강제노동 논란과 각국의 규제 강화 등에 가로막혀 결국 홍콩을 택했다.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중국 색체를 지우려 2021년 본사도 싱가포르로 옮겼다. 하지만 상장 후에도 창업자 쉬양톈 최고경영자(CEO) 등 공동창업자 4명이 의결권의 약 90%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쉬인이 기존 저가 중심 사업모델을 벗어날 수 있을지가 향후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쉬인은 지난 5월 미국 의류업체 에버레인을 8000만달러에 인수했지만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해당 거래의 국가안보 영향을 심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규제 강화 속에서 브라질과 인도 등 신흥시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