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불붙인 새벽배송 규제 완화…소상공인 일각 ‘조건부 수용’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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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마켓연합회, 디지털 전환 전제로 5년간 5000억 지원 요구
소상공인 내부서도 변화 기류…대형마트 규제 완화 논의 주목

▲(사진=AI 생성)

홈플러스 기업회생을 계기로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논의가 다시 힘을 받는 가운데 소상공인 일부에서도 조건부 수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가 동네슈퍼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이 법제화되면 새벽배송 허용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연합회는 최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동네슈퍼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조항과 관련 예산의 국비 지원 근거 등을 담아달라는 내용의 상생안을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부에 제안했다.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이 제한돼 매장을 거점으로 한 새벽배송을 할 수 없다. 당정은 이 시간대에도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홈플러스의 경영 위기가 불거지면서 오프라인 점포의 온라인 영업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다시 부각됐다.

규제가 완화되면 홈플러스는 기존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새벽 시간대까지 온라인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 영업 정상화 과정에서 매출을 회복할 수단이 추가되는 셈이다. 다만 배송 차량과 야간 인력 확보 등 추가 투자가 필요한 만큼 새벽배송 허용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연합회가 제안한 상생안의 핵심은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막는 데 그치기보다 동네슈퍼도 온라인 배송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정연희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업계가 업권 보호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5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배달앱에 '동네수퍼 1시간 쾌속장보기' 전용 카테고리를 구축하고 동네슈퍼의 판매정보시스템(POS)과 재고관리시스템을 공공배달앱과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방식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통해 소비자와 점주의 배달 수수료 부담을 없애는 방안도 담겼다. 반찬가게와 떡집 등 주변 소상공인 상품까지 동네슈퍼 주문과 함께 배송하는 공동 묶음배송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온라인 주문부터 재고 확인, 배송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만들어 동네슈퍼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연합회는 이 같은 지원 방안이 법제화될 경우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을 조건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새벽배송 규제 완화와 동네슈퍼의 디지털 전환 지원을 함께 논의하자는 것이다. 다만 소상공인 단체 간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등은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에 반대하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에는 사실상 브레이크가 없다"며 "우리끼리 자구 노력만으로 살아남기에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도 변할 테니 변화해서 살아나갈 수 있는 기간을 버틸 수 있도록 정부와 제도가 도와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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