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인상과 증시 변동성 확대로 투자자들의 자금 운용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정기예금의 매력이 다시 높아지는 가운데 원화 강세를 틈탄 달러 저가 매수 수요와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금 투자 관심도 커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여러 갈래로 나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월 27일 기준 1000조9647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 984조9399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도 되지 않아 16조248억원 증가하며 1000조원을 넘어섰다.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몰리는 데는 기준금리 상승과 추가 인상 기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p) 올렸다.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으로, 두 달 사이 기준금리는 총 0.50%p 높아졌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는 만큼 향후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추가로 조정할 경우 정기예금의 상대적인 매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점도 원금 손실 위험이 적은 상품으로 눈길을 돌리게 한다. 다만 최근 정기예금 증가분이 모두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서 이탈한 자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금리 상승을 기다리던 대기자금이나 만기가 돌아온 기존 예금의 재예치 등도 함께 반영될 수 있어서다.
개인들의 달러 매수 움직임도 뚜렷하다. 5대 은행의 개인 달러예금 잔액은 7월 말 127억907만달러에서 8월 27일 134억5340만달러로 7억4433만달러(5.9%) 증가했다.
개인 달러예금은 개인들의 환테크 수요를 상대적으로 잘 보여주는 지표다. 최근 원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면서 향후 환율 반등에 대비해 달러를 미리 확보하려는 저가 매수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금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은행권에서 골드뱅킹을 운영하는 KB국민·신한·우리은행 3곳의 골드뱅킹 잔액은 7월 말 1조7159억원에서 8월 27일 1조8363억원으로 1204억원(7.0%) 증가했다. 은행 창구에서도 물가 상승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한 금 투자 문의가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잇따른 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 가능성으로 예금 수요가 일부 증가하고 있다”며 “원화 강세에 따라 달러 투자 관련 문의도 들어오고, 금 역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최근 관심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