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콜록’ 단순 여름감기인 줄 알았는데…‘레지오넬라증’?[e건강~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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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탑·급수시설 등 오염된 물에서 감염…지난해 환자 599명 ‘역대 최다’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무더위로 에어컨과 냉방시설 사용이 늘면서 ‘레지오넬라증’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냉각탑이나 급수시설 등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오염된 물에서 증식한 레지오넬라균이 공기 중으로 퍼져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폐렴으로 진행하면 호흡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28일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2023년 476명에서 2024년 452명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지난해 599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속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폐렴을 동반하는 ‘레지오넬라 폐렴’과 폐렴 없이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나타나는 ‘폰티악 열’을 통칭한다. 국내에서는 제3급 법정감염병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조기 진단과 함께 감염원을 찾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레지오넬라균은 호수와 강, 온천수 등 자연적인 담수 환경에 존재한다. 특히 25~45℃의 따뜻한 물에서 잘 증식한다. 균에 오염된 물이 미세한 물방울인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지고, 이를 사람이 들이마시거나 기도로 흡인하면 감염될 수 있다.

주요 감염원으로는 대형 건물의 냉각탑수와 냉·온수 급수시설, 목욕탕, 온천, 장식용 분수, 물놀이시설 등이 꼽힌다. 오염된 물로 세척한 호흡기 치료기기나 분무기(네뷸라이저)를 통해 감염되는 사례도 있다. 다만 가정용이나 차량용 에어컨은 공기를 식히는 과정에서 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레지오넬라증 감염 위험과는 관련이 없다. 환자의 기침이나 접촉 등을 통해 사람 간 전파가 이뤄지는 질환도 아니다.

증상은 감염 형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폰티악 열은 비교적 가벼운 형태로, 감염 후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권태감과 근육통, 발열, 오한 등이 발생하지만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2~5일 이내에 회복한다.

반면 레지오넬라 폐렴은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감염 후 2~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두통과 근육통, 전신 쇠약감이 나타나고 이후 40℃에 가까운 고열과 오한, 기침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흉통과 호흡곤란뿐 아니라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의식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누구나 감염될 수 있지만 환자의 대부분은 50세 이상이다. 흡연자와 만성폐질환·당뇨 등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과음하는 사람은 감염 및 중증화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레지오넬라 폐렴은 다른 세균성 폐렴과 증상이 유사해 증상만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소변 항원검사와 호흡기 검체 배양검사, 유전자 검사 등이 필요하다.

진단 후에는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레지오넬라균은 세포 안에서 증식하는 특성이 있어 일반적인 세균성 폐렴 치료에 흔히 사용하는 베타락탐 계열 항생제인 페니실린이나 세팔로스포린은 효과가 없다. 이에 세포 내부로 잘 침투할 수 있는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치료 방법과 기간은 환자의 중증도와 면역 상태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7~14일 정도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지만 폐렴 범위가 넓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는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폐농양과 농흉, 호흡부전뿐 아니라 저혈압과 쇼크,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저하됐거나 초기부터 중증 폐렴으로 진행한 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윤희영 순천향대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여름철 갑작스러운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이 나타나거나 일반적인 폐렴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레지오넬라 폐렴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소변 항원검사와 호흡기 검체 검사 등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특히 50세 이상이거나 흡연자, 만성폐질환·당뇨·면역저하가 있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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