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온타리오호를 ‘아메리카호’로 개명⋯캐나다와 갈등에 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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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방정부 사용 명칭에 즉시 적용
무역전쟁 중 캐나다 자극하는 조치
카니·뉴욕주지사 “명칭 바꾸지 않을 것”
트럼프 “대서양ㆍ태평양 이름 바꿀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 지대에 있는 온타리오호의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바꾸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타리오호의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바꾸도록 명령했다. 최우방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조치로 양국의 갈등이 통상 분야를 넘어 외교·상징적 영역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ㆍ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 지대에 있는 온타리오호의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바꾸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특히 양국 간 무역협상이 결렬된 직후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경제·통상 분야의 갈등이 역사와 상징을 둘러싼 신경전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북미 5대호 가운데 하나인 온타리오호는 전체 수면 면적의 약 52%가 캐나다에 속하며 나머지는 뉴욕주에 속한다. 양국의 국경 역할을 하며, 캐나다 최대 인구·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온타리오주 역시 이 호수와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즉시 발효된 이 행정명령은 미국 연방정부가 이 호수를 지칭할 때 적용된다. 캐나다나 국제기구, 기타 기관이 이 호수를 어떻게 부를지까지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즉시 온타리오호의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바꿀 것”이라며 “호수 명칭 변경, 즉 아메리카호라는 이름은 사실 내가 오랫동안 생각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던 명칭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과 동시에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AP통신이 멕시코만 표기를 고수하자 소속 기자의 백악관 행사 출입을 막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양의 명칭 변경도 검토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미국식으로 개명된) ‘만(gulf)’이 있고 ‘호수(lake)’도 있다. 이제 필요한 건 ‘바다(ocean)’뿐이다. 대서양이나 태평양의 이름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둘 다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온타리오호와 캐나다 국기.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호’ 명칭 변경 명령이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민주당 소속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400년 넘게 사용돼 온 온타리오호의 명칭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카니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온타리오라는 말이 원주민 웬다트족 언어에서 왔으며 ‘그 호수는 아름답고 크다’라는 뜻이라면서 캐나다 연방의 탄생이나 미국의 독립선언보다 오래된 400년 이상 된 이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미국의 무역 관계, 외교정책, 국가 기념물, 그리고 수역 명칭까지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캐나다인들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부른다는 것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이곳을 ‘온타리오호’라고 부르는 것임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욕은 그렇게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및 뉴욕주와 접한 버몬트주의 공화당 소속 필 스콧 주지사도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옹졸하고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퀘벡 웬다트 원주민 공동체의 피에르 피카르 대추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역사를 지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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