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사 R&D 조직, 맛 넘어 영양·기능성 소재 개발 강화

식품업계의 연구개발(R&D) 무게 중심이 ‘웰니스(Wellness)’로 이동하고 있다. 기존 주력 제품의 맛과 편의성을 높이는 데서 나아가 저당·저칼로리, 고단백, 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을 개선하고 건강기능식품(건기식)과 기능성 소재까지 연구 범위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에 식품사들도 연구조직과 투자를 통해 관련 제품군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30일 본지가 주요 식품기업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CJ제일제당·동원F&B·대상·롯데웰푸드·오뚜기·농심·오리온·삼양식품·풀무원 등 주요 식품기업 9곳이 올해 상반기 R&D에 투입한 비용은 약 1959억원으로 2000억원에 육박했다.
CJ제일제당의 연구개발비가 934억원으로 9개사 중 가장 많았다. 식품연구소와 한국 R&D센터 등을 중심으로 주력 제품 경쟁력 강화와 신제품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에는 비비고 닭가슴살 만두, 소바바 치킨, 김부각, 고메 고기짜장, 파스타소스 등을 개발했다.
대상은 상반기 정부보조금을 제외한 연결 기준 28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지난해 상반기 269억원보다 4.2% 증가했다. 식품뿐 아니라 전분당 등 소재 분야까지 연구 영역을 두고 있으며 난소화성 전분 등 식품 소재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풀무원의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151억원보다 6.4% 늘었다. 신선식품과 건기식, 식물성식품 등을 연구하며 저당·저칼로리 제품 개발에도 힘을 싣고 있다.
롯데웰푸드도 상반기 R&D에 145억원을 투입했다. 기존 제과·빙과 제품군에 건강 요소를 결합하는 연구가 눈에 띈다. ‘아임컨트롤껌 바나바’, ‘졸음번쩍껌 제로제로’를 비롯해 ‘죠스바 0kcal 자몽허니블랙티’, ‘스크류바 0kcal 유자민트티’ 등 제로 제품 개발을 이어갔다.
농심은 상반기 연구개발비로 130억원을 투입했다. 글로벌R&D부문에서 라면과 스낵 등 기존 주력 제품뿐 아니라 기능성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기능성 원료를 활용해 체지방 감소와 혈당 조절, 중성지질 감소, 배변 활동 개선 등을 겨냥한 ‘라이필 비움샷’을 개발하는 등 건강관리 영역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의 연구개발 투자가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R&D 비용은 1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8억원보다 118.9% 증가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 확대와 함께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기존 면·스프 등 식품 분야뿐 아니라 건기으로 연구 범위를 넓히면서 관련 비용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상반기 연구개발비로 90억원을 집행했다. 중앙연구소와 식품안전과학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신제품 개발과 기존 제품 개선, 품질·안전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동원F&B는 일반식품과 조미식품 부문을 합쳐 약 68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일반식품에서는 수산캔과 죽, 냉동식품, 즉석밥·면류, 유음료 등을 연구하고 조미식품 부문에서는 소스와 즉석조리식, 프리믹스, 음료베이스 등으로 연구 분야를 넓혀놓고 있다.
오리온의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억원보다 5.6% 증가했다. 투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연구과제에는 건강 트렌드가 뚜렷하게 반영됐다. 기능성 식품과 단백질 음료, 저당제품 제조 기술 등을 연구과제로 두면서 파이와 스낵 등 기존 제과 중심에서 새로운 제품 영역을 모색하고 있다.
식품사들의 연구개발 범위가 건강으로 넓어지는 것은 건강을 챙기는 방식이 별도의 건기 섭취에서 일상적인 식품 선택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두부와 간편식, 과자, 음료 등을 고를 때도 당과 열량뿐 아니라 단백질과 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을 따지면서 기존 가공식품에도 건강 요소를 결합하려는 제품 개발이 늘고 있다.
건강 관련 연구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당과 열량을 낮추는 ‘제로’ 경쟁에서 나아가 단백질·식이섬유 등 특정 영양성분을 강화하거나 기능성 소재를 발굴하고 별도의 건기을 개발하는 단계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건강과 웰니스가 주요 소비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식품사에는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