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 20%·작업시간 70% 절감...AI로 무장한 K-농기계[K-Food+ 수출 새판 짜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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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농기계 생산 혁신

농업 AX로 생산비·인력난 대응…자율주행·정밀농업 현장 확산
대동, 북미·유럽 넘어 신시장 공략…농기계서 AI 농업솔루션으로

▲대동은 올해 7월 31일 충남 당진에서 열린 ‘AI 자율주행 농기계 활용 빠르미향 벼 수확·이앙 행사’에서 조기 수확 벼 품종과 AI 자율주행 농기계를 결합한 새로운 벼농사 모델을 선보였다. 대동의 AI트랙터와 자율주행 콤바인이 서로 교차되며 자율 농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대동)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로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AI와 자율주행 농기계를 앞세운 농업 생산성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촌 고령화와 인력 부족, 생산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농업 인공지능 전환(AX)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국내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은 이제 해외시장을 겨냥하는 K-농기계의 수출 경쟁력으로 확장되고 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농업 생산방식을 기존 기계화·자동화에서 데이터 기반 디지털화, AI가 판단·제어하는 지능화·자율화, 무인 완전자율생산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농기계 자율주행키트와 로봇 방제 등 AI·데이터 솔루션 보급을 확대하고 수확·선별 등 반복 작업을 대신할 AI 제품의 상용화도 추진한다.

배경에는 FTA에 따른 시장 개방과 농촌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수입 농산물과의 가격·품질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일손은 부족해지고 인건비와 농자재 가격 부담은 커졌다. 특히 노동 투입 비중이 높은 과수·원예·밭작물에서는 생산비를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다.

정부는 노지를 포함한 스마트농업 육성지구를 지난해 5곳에서 올해 17곳으로 확대하고 AI·데이터 솔루션을 현장에 보급한다.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을 수출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해 스마트팜 등 전략품목의 해외 실증·홍보와 수출 거점 확대도 추진한다.

동남아는 주요 공략시장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올해 3월 필리핀을 찾아 국산 농기계·농업장비 판매 현장을 점검하고 수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필리핀에 조성되는 한국농기계전용공단에 대한 현지 정부의 협조도 요청했다.

비료 20%·운전시간 70% 줄여…AI 농기계 경쟁력

▲김현민 대동 글로벌사업본부장 (사진제공=대동)
정부가 추진하는 농업 AX가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국내 대표 농기계 기업 대동에서 볼 수 있다. 대동은 트랙터 등 기존 농기계에 AI와 자율주행, 데이터 기술을 접목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김현민 대동 글로벌사업본부장은 "FTA 확대와 농업환경 변화로 농업 역시 생산성과 품질, 비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농기계 산업도 단순히 기계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고 생산성과 농업 경영 효율을 높이는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농기계의 효과는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대동의 실증 결과 토양 데이터를 활용한 변량시비 기술은 비료 사용량을 관행농업보다 약 20% 줄였다. AI 트랙터를 활용한 무인 자율주행 경운은 사람이 직접 운전할 때보다 운전시간을 최대 70% 단축했다.

대동이 올해 국내에 출시한 AI 트랙터는 작업자가 타지 않아도 스스로 작업 경로를 만들고 장애물과 농경지 경계를 인식해 작업할 수 있다. 대동은 2022년부터 약 4년간 510만장의 AI 학습데이터를 구축해 자율작업 기술 고도화에 활용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FTA 확대는 국내 농업과 농기계 산업 모두에 위기와 기회를 가져왔다"며 "수입 농산물과 해외 농기계의 국내시장 진입이 생산성 향상과 기계화·자동화 수요를 높여 국내 농기계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북미·유럽 넘어 신시장…농기계에서 '농업솔루션'으로

K-농기계의 수출시장도 넓어지고 있다. 대동은 기존 핵심시장인 북미와 유럽에 더해 대양주와 튀르키예, 중남미, 동남아, 중동·아프리카 일부 지역을 성장시장으로 보고 있다.

동남아는 벼농사 중심의 농업환경과 기계화 수요가 강점으로 꼽힌다. 튀르키예와 중남미에서는 농촌 인구 감소와 인건비 상승으로 농기계 수요가 늘고 있으며 중동에서는 식량안보와 함께 스마트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출 방식도 완성품 판매에서 기술·부품과 현지화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동은 올해 튀르키예 농기계 기업 투모산과 약 400억원 규모의 트랙터 파워트레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에서는 현지 농업환경에 맞춘 전략 모델을 내놓고 포도밭과 과수원이 많은 남유럽에는 좁은 작업공간에 적합한 과수형 트랙터를 공급하고 있다.

농기계는 판매 이후 부품 공급과 정비망도 경쟁력이다. 여기에 AI가 접목되면서 장비 상태와 정비 데이터를 활용해 고장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는 예측정비까지 서비스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신흥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현지 실증과 인증·규제 대응, 금융 지원도 필요하다. 구매력과 농업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는 공적개발원조(ODA)와 정부 간 농업협력을 연계한 시장 진출도 대안으로 꼽힌다.

김 본부장은 "AI 자율주행과 정밀농업 기술은 실제 현지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해외 농가나 연구기관과 연계한 실증 기회와 국가별 인증·규제 대응 지원이 확대되면 해외 진출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농기계 수출은 트랙터 한 대를 해외에 판매하는 것에서 AI와 데이터, 부품·정비 서비스를 결합한 농업솔루션을 수출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K-농기계의 가장 큰 경쟁력은 우수한 제조 기술력과 빠른 혁신 역량"이라며 "앞으로는 단순 기계 수출이 아니라 AI와 데이터 기반 농업솔루션까지 포함한 새로운 형태의 K-농업 기술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 농림축산식품부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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