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부터 K팝 체험까지⋯상권별 각양각색(르포)[편의점 새 출점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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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간판 아래 장보기·러닝·관광…상권 맞춤형 공간으로 진화
동네 주민부터 한강 러너·외국인까지…편의점 고객층 확대

▲26일 오후 GS25 더관악점 신선식품 매대에서 식료품 구매를 위해 둘러보고 있다. (사진=정영인 기자 oin@)

3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GS25 더관악점. 입구에는 소포장 과일과 채소, 육류가 놓였고 수육용 고기 등 신선식품 배달 주문이 잇달아 들어왔다. 같은 날 여의도 CU에서는 러너들이 탈의실과 파우더존을 이용했고 명동 편의점에서는 외국인들이 K팝 굿즈를 구경하거나 라면을 끓여 먹었다. 같은 편의점 간판을 달았지만 상권에 따라 장보기·러닝·관광을 앞세운 서로 다른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신림에선 장보고, 여의도에선 러닝 준비

GS25 더관악점에서 만난 박정훈 씨(60대·가명)는 “신선식품 때문에 이곳을 자주 찾아 식재료를 산다”며 “가까워 가볍게 장보기 좋고 행사 때는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상품도 있다”고 말했다.

더관악점은 130㎡(약 39평) 규모의 신선강화형 매장이다. 1~2인 가구 비중이 높은 상권에 맞춰 축·수산물과 채소를 강화하고 고피자·치킨25 등 간편 먹거리도 갖췄다. 버스정류장 앞에 있어 출퇴근 시간대 장보기와 배달 수요가 많다. 매장 측에 따르면 GS25 점포 가운데 배달 실적이 가장 높다.

장보기 수요가 분산되는 낮 시간대에도 신선식품을 찾는 고객이 이어졌다. 입구에 놓인 소포장 과일과 축·수산물을 둘러보다 ‘1+1’ 행사 상품을 함께 구매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매장을 살펴보는 동안에도 수육용 고기 등 신선식품 배달 주문이 계속 들어왔다.

여의도 CU 러닝스테이션점에서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매장 한편에 러닝을 마친 고객이 쉴 수 있는 공간과 탈의실, 파우더존을 마련했다. 진열대에는 생수와 스포츠·이온음료, 에너지바, 단백질 음료 등 러너를 겨냥한 상품이 줄지어 놓였다.

한강공원을 찾는 러너에게 운동 전후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특화점이다. 매장 관계자는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에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며 “한강에서 러닝하는 고객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상권 특화 효과는 매출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4~5월 생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1.9%, 스포츠·이온음료 매출은 195% 증가했다. CU는 러닝스테이션을 비롯해 장보기·금융·뷰티·주류·K푸드 등 약 2만 개의 특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26일 오후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명동점에서 외국인 광관객들이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민주 기자 minchu@)

명동 편의점은 K팝·라면 체험장

오후 4시를 넘겨 찾은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명동점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약 363㎡(110평) 규모의 매장에는 푸드스테이션과 패션·뷰티, 와인·리큐어 매대에 K팝 굿즈와 가챠, 한국 기념품까지 들어섰다.

이 가운데 전체 매장의 10%가 넘는 약 50㎡(15평)는 ‘후즈팬 스토어’ 팝업존으로 꾸몄다. 매장 곳곳에서는 외국인들이 K팝 굿즈를 살펴보거나 사진을 찍었다. 매장 측에 따르면 전체 고객의 80~90%가 외국인이다.

외국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키키는 “편의점은 한국 여행에서 꼭 한 번은 둘러보는 곳인 것 같다”며 “최근에는 SNS에서 화제가 된 상품을 찾아 편의점에 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인근 이마트24 K푸드랩 명동점은 라면 체험에 집중했다. 129㎡(약 39평) 규모의 매장 2층에는 높이 약 2.8m의 벽면 진열대에 라면 170여 종을 모은 ‘라면 아카이브월’이 들어섰다. 맞은편에는 라면 조리기계를 이용해 이른바 ‘한강라면’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라면은 매운맛 단계별로 진열해 외국인이 쉽게 고를 수 있도록 했고 채식·할랄 인증 제품도 별도로 갖췄다. 1층에는 바나나맛우유 등 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상품을 전면에 배치하고 여행용 가방 무료 보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니나 씨(22)는 “가족여행 중 지나가다 들렀는데 라면이 굉장히 많고 조리 공간도 있어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하려고 했다”며 “한국 라면을 좋아해 일반 편의점보다 더 흥미롭다”고 말했다.

점포 관계자는 “저녁 7~8시에는 라면 조리기계 앞에 대기 줄이 생기고 라면 아카이브월 곳곳이 빌 정도로 상품이 많이 팔린다”며 “외국인들이 색다른 콘텐츠를 갖춘 편의점을 관광 공간처럼 찾는 것 같다”고 했다.

▲26일 오후 이마트24 K푸드랩 명동점 2층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라면 아카이브월'을 구경, 라면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정영인 기자 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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