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 2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7월 PCE 물가가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관망세로 소폭 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0.21%, S&P500지수는 0.02%, 나스닥지수는 0.08%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2% 올랐다.
7월 PCE는 전년 동월 대비와 전월 대비 기준 모두 헤드라인과 근원 수치가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미·이란 군사 충돌 재개 이후 우려됐던 인플레이션 재가속 신호도 나타나지 않았다.
PCE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지 않으면서 미국 장기금리의 추가 급등 가능성도 낮아졌다.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밸류에이션 할인율 부담을 덜 수 있는 요인이다. 매크로 시장의 관심은 이제 28일 예정된 잭슨홀 미팅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그에 앞서 시장이 주목한 이벤트는 엔비디아 실적이었다. 장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은 962억달러로 시장 전망치 922억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총이익률은 75.0%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주력인 데이터센터 사업도 기대 이상이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어 시장 전망치 858억달러를 상회했다. 하이퍼스케일러 매출은 487억달러로 102% 증가했다. AI 클라우드 매출도 403억달러로 138% 늘었다.
3분기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는 74.0% 안팎으로 시장 예상치 75.0%를 소폭 밑돌았다. 다만 컨퍼런스콜에서 2028회계연도 매출 증가율 전망을 70%로 제시했다. 시장 전망치 44.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실제 수요가 70%를 웃돌지만 공급 제약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전망치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소버린 AI와 네오클라우드 수요까지 포함한 수치다. 2028년까지 AI 수요가 이어지는 동시에 공급 병목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대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도 시간외에서 3%대 올랐다.
이번 실적은 국내 반도체주에도 긍정적이다. AI 수요 지속성이 다시 확인되면서 HBM과 D램 등 메모리 수요 가시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메모리 업체의 가격 협상력도 강화될 수 있다. 최근 주도력 약화 우려가 커졌던 반도체 투자심리가 다시 회복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일 국내 증시는 미국 금리와 유가 하락, 반도체 저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전약후강 흐름을 보였다. 건설과 은행, 전력기기, 백화점 등도 개별 재료를 바탕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0.97% 상승했고 코스닥은 0.03% 하락했다.
금일에는 엔비디아 효과가 반도체주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다만 반도체로 수급이 다시 집중되더라도 8월 들어 강화된 업종 순환매 흐름까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수급이 개선됐지만 코스피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업종도 주목할 만하다. 8월 이후 코스피는 3.3% 상승한 반면 소매·유통은 2.2%, 증권은 2.9% 하락했다. 조선도 0.5% 상승에 그쳤다. 소매·유통과 증권에는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고 조선도 최근 5거래일 연속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됐다.
시장 관심이 3분기 실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업종 선택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4일부터 26일까지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에너지가 11.4% 상향됐다. 기계는 3.5%, IT가전은 2.3%, 철강은 2.2%, 운송은 1.6% 개선됐다.
결국 반도체 주도력 회복과 순환매 확산을 함께 가져가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엔비디아 실적이 AI와 메모리 수요 불안을 완화한 만큼 반도체 비중을 유지하되 외국인 수급과 실적 전망이 개선되는 소매·유통, 증권, 조선과 에너지, 기계 등으로 관심 업종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