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계정→카톡방 폭파⋯'암표방지법' D-2, 뭐가 달라질까 [엔터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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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스타와 인기 콘텐츠, 그 이면의 맥락을 들여다봅니다. 화려한 조명 뒤 자리 잡은 조용한 이야기들. '엔터로그'에서 만나보세요.

▲(사진=AI 생성)

곧 비공개 계정으로 전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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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옛 트위터)에서 이른바 '대리 티켓팅'을 영업해온 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운영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홍보와 후기 글을 게재하던 공개 계정을 비공개로 돌리는가 하면, 기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폐쇄, 향후 다른 플랫폼에서 문의를 받겠다는 공지도 내놔 눈길을 끌었죠.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난 건 '암표방지법' 시행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입니다.

암표 거래를 막겠다며 마련된 새 제도는 공연 시장을 어떻게 바꿀까요. 달라지는 규정과 시행 전 나타난 움직임을 들여다봤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매크로만 잡는 건 옛말"…부정구매·부정판매 다 잡는다

기존 암표 규제에서 형사처벌을 가르는 핵심은 이른바 '매크로' 이용 여부였습니다. 매크로로 확보한 티켓을 상습적으로 또는 영업적으로 비싸게 되팔아야 처벌할 수 있었는데요. 사람이 직접 여러 계정을 이용하거나 매크로 사용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고액의 웃돈을 붙여 팔아도 처벌하기 어려웠습니다.

28일부터는 매크로 사용 여부만을 따지지 않습니다. 개정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은 암표 거래를 '부정구매'와 '부정판매'로 나눠 금지합니다. 부정구매는 재판매할 목적으로 예매처의 보안 조치 등 공정한 구매 과정을 우회하거나 방해해 티켓을 사들이는 행위입니다. 부정판매는 예매처나 공연 주최 측의 동의를 받지 않은 사람이 상습 또는 영업으로 자신이 구입한 가격보다 비싸게 티켓을 판매·알선하는 행위를 뜻하죠.

부정구매나 부정판매가 확인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위반 행위로 얻은 금품과 이익은 몰수·추징되고, 부정판매자에게는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에 달하는 과징금도 부과될 수 있습니다.

과징금은 부정판매한 전체 금액과 티켓 매수를 함께 따집니다. 티켓 10매 이상을 총 200만원 이상에 판매하면 판매금액의 50배가 적용됩니다. 1매를 판매한 경우에도 문체부가 위반 내용과 정도 등을 고려해 과징금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고시하면 판매금액의 최대 5배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매크로뿐 아니라 티켓을 사고파는 방식까지 들여다보게 된 겁니다.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업무방해와 공연법·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등으로 A(35)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암표상 집에서 압수한 돈다발. (사진제공=울산경찰청)

암표 어떻게 잡나…포상금도 생긴다

그동안 암표 단속의 가장 큰 어려움은 판매자와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판매 게시물을 발견해도 실제 거래 여부와 가격, 수량을 파악하려면 예매처와 플랫폼의 협조가 필요했는데요. 새 제도는 이 절차를 법으로 뒷받침합니다.

예매처는 온라인 티켓 구매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티켓 거래를 중개하는 통신판매중개업자는 구매자와 판매자를 모두 확인하고, 이용자가 부정거래 의심 게시물을 신고할 수 있는 기능도 마련해야 하죠.

또 신고기관이나 수사기관이 관련 게시물 목록을 통보하면 예매처와 통신판매중개업자는 원칙적으로 24시간 안에 노출을 막아야 합니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 통보를 받은 때부터 10시간 이내에 조치해야 합니다.

신고기관은 전담 조직을 갖춘 공공기관 가운데 지정되는데요. 부정거래 확인에 필요하다면 예매처와 중개업자에게 구매·판매 시점과 가격, 수량을 비롯해 이름·연락처·결제정보, IP주소, 접속 기기정보, 게시물과 메시지 등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거부 사유가 없다면 사업자는 자료를 제출해야 하죠.

신고포상금도 생깁니다. 부정구매 신고자는 위반행위의 중대성과 증거 수준 등에 따라 최대 5000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부정판매 신고자에게는 해당 판매자에게 부과된 과징금의 최대 50%가 지급됩니다. 물론 신고만 한다고 바로 포상금을 받는 것은 아니고 실제 위반행위로 인정돼야 하죠.

관련 조치는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입니다. 기존 예매처와 통신판매중개업자는 본인 확인과 신고 기능, 게시물 차단 체계 등 일부 조치를 법 시행 후 한 달 안에 갖춰야 하죠.

▲(게티이미지뱅크)

비계·디스코드로 향하는 거래…풍선효과 우려 여전

다만 여전히 애매한 문제도 있습니다. 전문 암표상과 불가피하게 티켓을 양도하는 일반 관객을 어떻게 구분할 것이냐는 점이 대표적이죠.

개정법은 구입가보다 비싸게 판매했다고 곧바로 부정판매로 보지는 않습니다. '상습 또는 영업'으로 판매·알선해야 한다는 요건을 두고 있는데요. 정작 법과 시행령에는 상습성과 영업성을 판단할 구체적인 기준이 부재합니다.

시행령은 부정판매로 판단된 뒤 적용할 과징금을 판매금액과 판매매수에 따라 정합니다. 산정표를 살펴보면 2매부터 적용되지만, 두 장을 팔았다고 자동으로 상습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거래의 반복성과 지속성,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과 영업 방식 등을 함께 살펴야 하죠.

공연 티켓은 일정이나 동행인의 사정 등으로 양도할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국내 주요 공연 예매처에서는 구매자가 다른 관객에게 티켓을 넘기고 명의까지 변경할 수 있는 공식 재판매 기능이 일반화돼 있지 않은 실정이고요. 예매처에서 공식적인 티켓 취소가 가능하더라도 시점에 따라 수수료가 붙기 마련입니다. 일반 양도와 영업 목적의 고가 재판매를 가를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죠.

단속과 제재를 피해 거래가 더 폐쇄적인 공간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로 법 시행을 이틀 앞둔 26일 X에서 활동하던 대리 티켓팅 업체 다수는 운영 계정을 비공개로 바꾼다고 공지했는데요. 거래 이력이 있는 고객만 받거나 기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폐쇄하고 문의 창구를 디스코드로 옮기겠다는 업체도 포착됐죠.

대리 티켓팅도 운영 방식에 따라 법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의뢰인의 계정으로 예매만 대신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업체가 직접 티켓을 확보해 웃돈을 붙여 넘기는 형태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건지, 적지 않은 업체가 암표 거래와 선을 긋고 있기도 합니다. 한 대리 티켓팅 업체는 X를 통해 "최근 정부의 티켓 거래 관련 정책이 강화되고 운영 환경에도 여러 변화가 생기면서 기존과 동일한 방식보다는 공개 노출을 줄이고 제한적으로 계정을 운영할 예정"이라면서 "매크로 사용과 티켓 재판매, 양도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죠.

비공개 계정이나 디스코드 채널은 외부에서 거래 게시물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거래가 폐쇄형 메신저나 해외 플랫폼으로 이동하면 판매자 특정과 자료 확보도 그만큼 까다로워지기 마련입니다.

티켓 구매자에게도 달가운 변화는 아닙니다. 거래 기록과 보호 장치가 부족한 공간에서는 사기와 환불 거부,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커질 수 있는데요. 단속 강화와 함께 명확한 판단 기준, 예매처가 보증하는 정가 재판매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죠.

박정인 덕성여대 교수는 24일 열린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법적 과제' 주제의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 학술대회에서 "공연티켓 거래제도는 '재판매를 얼마나 강하게 금지할 것인가'보다 '소비자가 공연을 관람할 수 없게 됐을 때 어떻게 공정하고 안전하게 계약관계에서 이탈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습니다.

법 시행과 동시에 암표가 근절되지는 않을 겁니다. 경찰도 개정 공연법 시행에 맞춰 온라인 암표 매매 단속을 강화할 방침인데요. 꾸준한 보완과 함께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양도 수요를 제도권 안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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