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중심 주택금융…장기 대출 부족·차환 부담까지
외국계 개별 자산 선별 투자…국내 기관은 검증 관망

월세시장 확대로 기업형 임대주택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지만 높은 취득비용과 임대료·매각 규제, 장기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시장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제약에도 외국계 자본은 개별 자산을 중심으로 선제 투자에 나선 반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수익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고 투자금 회수 사례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전히 신중한 태도다.
30일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업형 임대의 수익성은 주택을 얼마에 확보하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법인이 주택을 유상 취득하면 원칙적으로 12%의 취득세율이 적용돼 매입비용이 높아지고 임대기간에 회수해야 할 투자금도 늘어난다. 임대료에서 관리·운영비와 금융비용을 제외한 수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는 취득비용이 늘어날수록 목표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취득세 감면 대상은 제한적이다. 일정 요건을 갖춘 임대사업자가 주택을 직접 건설하거나 실제 입주한 사실이 없는 공동주택·오피스텔을 건축주에게서 최초로 취득하면 면적과 공급 호수 등에 따라 감면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기존에 사용된 주택을 매입하는 사업은 감면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고 수도권의 취득가액 6억원 초과 공동주택과 오피스텔도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감면 요건을 갖춰 세 부담을 낮추더라도 등록 이후에는 임대료와 매각에 관한 규정을 따라야 한다. 등록 민간임대주택의 임대료 증액률은 원칙적으로 연 5% 이내로 제한되고 등록 유형에 따라 의무임대기간과 임대기간 중 양도 제한이 적용된다. 금융비용과 운영비가 예상보다 늘더라도 임대료 증액에는 제한이 있고 자산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원하는 시점에 매각하기 어렵다.
임대료 조정이 제한된 상황에서 금융비용이 달라지면 예상 수익률은 더 불안정해진다. 국내 주택금융은 준공 후 분양대금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하는 분양사업 중심으로 발달해왔다. 임대주택은 준공 이후에도 자산을 계속 보유하면서 월세로 운영비와 이자를 내야 하므로 임대기간에 맞는 장기 자금이 필요하다. 대출기간이 짧으면 만기 때마다 차환해야 하고 차환 시점 금리가 예상보다 높아지면 임대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투자기간이 끝난 뒤 자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도 기관투자가의 주요 판단 기준이다. 임대기간에 일정한 수익을 내더라도 매각이 늦어지거나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하면 전체 투자수익률이 떨어진다.
국내외 기관의 투자 전략은 엇갈린다. 외국계는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개별 자산부터 선별적으로 투자한다. 일부 외국계 기관투자가는 해외 멀티패밀리 운용 경험을 토대로 한국 월세 시장의 장기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시장 전체의 수익구조가 확인되기를 기다리기보다 국내 운영사와 손잡거나 사모펀드·합작투자(JV) 구조를 활용해 개별 자산의 매입가격과 임대수입, 금융비용을 따져 투자 여부를 정한다. 투자 이후 실제 공실률과 운영비를 확인하면서 후속 사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도 선제 진입의 배경이다.
반면 국내 기관은 한국 임대주택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출자는 신중하다. 연기금과 공제회는 투자심의 단계에서 세후 목표수익률뿐 아니라 임대기간의 자금조달 계획과 만기 이후의 매각 방안까지 제시해야 한다. 국내 운영자료와 거래 사례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미래의 월세시장 성장만을 근거로 자금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한 부동산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형 임대는 월세 수입만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법인 취득세와 금융비용을 반영한 뒤에도 목표수익률이 나와야 하고 임대료 증액과 매각 제한까지 고려해 장기간 운용할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만기 때 자산을 인수할 주체와 예상 매각가격이 제시돼야 국내 기관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