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업계도 공급망 충격ㆍ비용 상승 우려
중간선거 이후인 내년 시행…협상 여지
NYT “현실화시 韓·日 자동차업계에 도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 1일부터 캐나다산 모든 자동차와 트럭, 자동차 부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에 ‘달러 대 달러’ 보복을 예고한 캐나다를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인상 카드로 재차 압박에 나선 것이다. 양국이 관세에 관세로 맞서는 강대강 대치로 치달으면서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갈등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ㆍ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2027년 1월 1일부터 자동차와 소형·대형 트럭, 자동차 부품, 철강 관세가 50%로 인상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는 ‘제로(0)’다. 캐나다는 더 이상 하나의 주(State)처럼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고 게시했다.
이어 “무역뿐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도 캐나다는 세계에서 상대하기 가장 나쁜 나라들 가운데 하나”라면서 “그들은 특혜를 당연한 권리처럼 여기지만, 우리는 캐나다가 필요하지 않다. 그들이 우리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던 무역안은 캐나다산 승용차와 경트럭에 적용되는 기본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고, 알루미늄과 철강에 대한 관세는 50%에서 25%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감면 혜택이 중형 또는 대형 트럭에도 적용되는지 여부를 포함한 여러 쟁점을 두고 21일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미국은 22일 0시를 기해 유제품과 맥주·와인 등 주류, 하키 장비, 기계, 섬유, 시멘트, 가구, 낚싯대 등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도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내달 8일부터 미국산 철강·전자제품·유제품·농기계·펄프·제지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렇게 양국이 ‘관세 대 관세’로 맞서는 가운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자동차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추가 카드를 꺼내 들며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로이터는 “이번 갈등 심화는 세계에서 가장 긴밀하게 통합된 자동차 공급망 중 하나를 교란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미국 자동차 생산은 캐나다산 부품과 차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관세 인상은 미국 완성차 업체와 소비자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이미 자동차 주가에 부담을 준 무역 대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여지는 열어뒀는 해석이 나온다. 자동차 관세 50% 시행 예정일인 내년 1월 1일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뒤여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위협이 캐나다를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카드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성실하게 협상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도 대미 강경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이날 퀘벡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합의는 가능하지만, 미국이 캐나다의 주권을 존중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협상 테이블에서 캐나다가 미국의 자회사라거나 캐나다 산업이 미국 산업에 비해 불리해질 것이라는 태도는 우리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카니는 “미국인들이 우리 산업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진정한 파트너십을 가지고 먼저 협상 테이블에 나온다면, 우리도 당연히 협상 테이블에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무역전쟁에 따른 부담이 작지 않다. 특히 캐나다와 가까운 미국의 지역들은 캐나다와 공급망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번 무역전쟁으로 인한 타격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캐나다산 자동차 부품과 철강에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과 일본, 독일 자동차 업체에 유리할 수 있다고 짚었다.
플라비오 볼페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협회(APMA) 회장은 “캐나다산 자동차 부품에 부과가 예고된 미국의 관세는 미국 자동차 조립업체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이들 특정 부품이 없다면 미국 전역의 자동차 조립이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 국민 대다수가 정부의 대미 무역 협상 중단과 강경 대응 기조를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카니 총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캐나다 여론조사기관 앙거스리드연구소가 이날 공개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캐나다 정부가 미국과의 나쁜 거래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역 협상을 중단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잘못된 결정’이라는 응답은 13%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는 11%에 불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