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필 美 주간 처방 17만6000건 돌파…릴리 파운다요의 4.8배

주사제 중심이던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경구용(먹는) 치료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주사형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를 앞서고 있지만 경구용 비만치료제에선 노보 노디스크가 초기 주도권을 잡는 모습이다.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피어스파마가 최근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등의 자료를 토대로 공개한 미국 처방 데이터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위고비 필’의 주간 처방 건수는 17만6000건을 넘어 출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위고비 처방에서 경구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35%로 직전 집계 33%보다 2%(p)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릴리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파운다요’의 주간 처방 건수는 3만6620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집계에서 기록한 3만8928건보다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위고비 필의 주간 처방 건수는 파운다요의 약 4.8배에 달한다.
주사형 비만치료제 시장에선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보다 높은 처방 점유율을 차지하며 우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경구용 시장에선 노보 노디스크가 우세한 상황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초반 우위에는 선점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위고비 필은 올해 1월 미국 시장에 출시돼 파운다요보다 먼저 환자들과 만났다. 기존 주사형 위고비를 통해 확보한 브랜드 인지도도 초기 시장 안착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출시 이후 처방 증가 속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출시 13주차 기준 위고비 필의 주간 처방 건수는 10만 건을 넘어선 반면 같은 시점 파운다요는 1만9550건에 그쳤다. 위고비 필은 출시 약 5개월 만에 미국 누적 처방 건수도 300만 건을 넘어섰다.
다만 현재의 격차가 그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파운다요는 비펩타이드 기반 저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음식이나 물 섭취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반면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위고비 필은 공복 상태에서 제한된 양의 물과 함께 복용하고 이후 일정 시간 음식물 섭취를 피해야 하는 등 상대적으로 복용 조건이 까다롭다.
경구용 비만 치료제가 실제 시장에 안착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개발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동제약을 비롯해 한미약품, 유한양행, 셀트리온 등이 먹는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일동제약그룹의 신약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는 저분자 경구용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ID110521156’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경구용 비만치료제 가운데 임상 개발이 상대적으로 앞선 후보물질이다.
ID110521156은 하루 한 번 복용하는 합성신약 후보물질로 임상 1상에서 200㎎ 투여군 기준 4주간 최대 13.8%의 체중 감소가 관찰됐다. 회사는 임상 결과를 토대로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링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7년 1분기 글로벌 임상 2상 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후속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한미약품도 비만치료제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를 통해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주 1회 주사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해 다양한 기전과 투여 방식을 적용한 후속 후보물질을 확보해 비만치료제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유한양행은 저분자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YH-GLP-1RA’를 개발하고 있다. 전임상 단계에서 경구 투여에 따른 약물 노출과 체중 감소 효과 등을 확인했으며 임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경구용 다중작용 비만치료제 ‘CT-G32’를 개발 중이다. 여러 대사 관련 경로를 동시에 겨냥해 체중 감소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기존 GLP-1 계열 치료제에서 제기되는 근손실 등의 한계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구제가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의 외연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사제 사용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까지 치료 대상으로 끌어들일 수 있고 보관과 유통,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순히 주사 대신 먹는 약이라는 편의성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체중 감소 효과와 안전성, 복약 편의성, 가격 등에서 기존 제품과 차별화하는 것이 시장 진입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