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보험사 내 계약 전환 중심…타사 이동·부당승환 판단 한계

보험사의 승환계약률을 사상 처음으로 비교공시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속도를 내고 있다. 공시가 본격화하면 소비자는 각 보험사에서 기존 계약이 다른 상품으로 얼마나 이동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번 공시는 동일 보험사 내 계약 전환을 중심으로 우선 공개되며, 타사로의 계약 이동 공시는 차후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보험사 승환계약률 비교공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행 보험업감독규정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9~10월 중 개정이 완료될 예정이다. 규정 개정 후 승환계약률은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상·하반기마다 정기 공개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5월 법인보험대리점(GA) 등의 과도한 정착지원금 경쟁으로 부당승환 피해가 커지자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이어 비교안내 확인서 개선과 승환계약 공시 강화를 핵심 재발 방지 대책으로 제시한 바 있다.
공시 항목은 각 보험사별 ‘자사 승환계약률’이다. 다른 보험사로 넘어간 계약이 아니라 동일 보험사 내에서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탄 비율을 의미한다. 보험사가 기초 데이터를 제출하면 협회가 검증을 거쳐 상품군별 이동 추이를 게시하는 방식이다.
공시가 정착되면 소비자는 회사별·상품군별 계약 전환 빈도를 비교해 합리적 선택을 내릴 수 있다. 설계사의 권유로 특정 상품군에서 불필요한 갈아타기가 집중되는지 여부를 사전에 가늠할 수 있어서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높이기 위한 취지”라며 “상품군별 승환계약률과 보험사 내 상품 이동 트렌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승환계약률 수치 자체를 모두 부당승환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보장 강화를 위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계약을 변경한 정상 사례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 역시 “설명 의무 위반 등 불완전판매가 수반된 부당승환과는 구별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타사로 계약을 갈아탄 이동 현황이 빠진 점은 한계로 꼽힌다. 전산망 연계 문제로 타사 계약 이동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운 탓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보험사 간 계약 이동 정보까지 통합 검증하기는 어렵다”며 “자사 데이터부터 단계적으로 공개하되 향후 타사 간 이동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