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물가 상방요인이 금리 인상 뒷받침⋯동결 "환율 하향·내수도 미진"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임박했지만 기준금리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은이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통화정책 긴축에 돌입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금리 연속 인상(백투백, Back to back)과 동결 등 저마다 다른 의견을 냈다. 다만 이달 동결을 예상한 전문가들조차 3개월 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제시해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투데이가 24일 거시경제ㆍ채권 전문가를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3명 중 4명이 27일 개최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연 2.75%)에서 0.25%포인트(p) 높인 3.00%로 상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반수가 넘는 나머지 9명은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한 차례 쉬어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동결을 예상한 전문가들조차 '이달 올려도 이상할 것이 없다'며 금리 향방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근소한 차로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도 "GDI(국내총소득)와 수출이 호황이기 때문에 연속 인상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한은이 금리를 연속 인상한 전례는 3차례에 불과한데 그 중 2번이 팬데믹이었단 점을 감안하면 현 상황이 연속 인상을 할 정도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상을 주장한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률과 고물가 등을 근거로 선제적 대응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만장일치 인상 의견을 낸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물경제 여건 상 성장률이 큰 폭 상향할 정도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금리 인상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며 "특히 수출 증가율이 예상치를 웃돌고 내수 지표들도 연쇄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이라고 금리 상방 요인을 설명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신현송 한은 총재가 언급한 대로 2분기 GDP와 GDI가 호조세로 확인됐고 물가 역시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오르는 추세"라며 "반도체 가격이나 경상수지도 상당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주가와 환율이 내려오긴 했지만 단기 지표에 따른 결정보다는 최종금리에 영향을 주는 결정이 될 것"이라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기타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프론트로딩(front-loading, 선제적 인상)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동결을 주장한 전문가들은 강한 성장률 대비 실질적인 내수 개선세가 약하단 점에서 근거를 찾았다. 한은 부총재보를 역임한 강태수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명목GDP가 높게 나오는데 이를 내수로 돌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신호는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산업군은 상황이 그리 좋지 않고, 정부가 재정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민간 소비가 약하다는 또 다른 근거"라고 지적했다.
환율이 하향 안정화에 접어들고 헤드라인물가가 고점을 찍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시급하지 않단 의견도 나왔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6~7월 물가가 크게 나쁘지 않았던 데다 7월 금리를 한 차례 올렸던 만큼 이에 대한 파급효과를 지켜볼 수 있다"며 "가계부채 이슈가 꾸준히 나오는데 현재 보는 것은 6월 데이터"라며 "금리 인상 전 데이터를 가지고 연속 인상을 논할 수는 없는 만큼 7월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관측이 엇갈리면서 추가 인상 시점에 대한 의견 차도 커졌다. 8월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10월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달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상반기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뤘다.
최종 금리 전망치는 대체로 두 차례 인상을 반영한 3.25%가 우세했다. 다만 이달 연속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본 일부 전문가들은 최종금리가 3.5%에 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금통위원들이 6개월 뒤 기준금리 수준을 예상하는 점도표에서도 3.25%에 가장 많은 점이 찍힐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점도표 상 3.25%에 이어 3.5%에도 많은 점을 찍으며 추가 긴축에 대한 긴장감을 유지할 것이란 시각이다. 시장 전망대로라면 직전 점도표 중간값(3.00%) 대비 최소 0.25%p가 상향되는 셈이다.
한편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통위 결과 자체 뿐 아니라 금통위 결정 과정에서의 소수의견과 점도표, 회의 직후 신현송 총재 발언 등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유례없이 치열한 회의가 예상되는 만큼 금통위 내부 분위기 등이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최종금리 수준을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동결 소수의견이 1~2명 가량 확인된다면 연속 인상으로 높아진 시장 긴장감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