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인센티브⋯업권별 효과·연체 부담 엇갈려
“총량 규제 풀어도 건전성 관리까지 풀어선 안 돼”

집단대출과 중금리대출에 가계대출 총량 규제의 예외를 두는 선별 완화가 주택 공급과 서민금융의 숨통을 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대출 용도에 따라 문턱을 달리하는 방식이 신축 분양 쏠림과 기존 주택 매수자 간 형평성 논란, 제2금융권의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선별 완화 기조가 본격화하면서 금융권에서는 신축·분양 쏠림과 기존 주택 매수자 간 형평성 문제, 중저신용자 여신 확대에 따른 건전성 부담 등을 주요 부작용으로 꼽는다.
일반 주택 매입 대출은 조이는 반면 신규 분양 아파트의 중도금·잔금대출은 원활해지면서 신축·분양시장 쏠림과 대출 접근성의 형평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기존 아파트 매수자는 대출 한도에 묶이고 새 아파트 입주자는 집단대출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 공급 확대는 PF에서 시작해 중도금·잔금대출을 거쳐 상당 부분 가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되는 과정”이라며 “대출 의존도가 높은 계층의 주거 상향 이동은 어려워지고, 선호지역은 자금력이 있는 기존 자산가 중심의 시장으로 굳어져 주거 계층화가 심화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잔금대출을 원활하게 공급하면서 기존 주택 매입 대출을 상대적으로 조이는 방식은 단기적으로 실수요자 보호에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형평성 논란과 시장 왜곡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의 종류가 아니라 차주의 실수요 여부와 상환능력을 중심으로 대출을 관리해야 문제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중금리대출 인센티브의 체감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업권마다 자금 조달비용과 연체 부담, 대출을 내줄 여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4조90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 줄었다. 다만 2분기만 놓고 보면 1분기보다 27% 늘어 최근 들어 공급이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다.
카드사는 정반대였다. 상반기 취급액은 4조945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1.6% 늘었지만, 2분기에는 1분기보다 7.6% 감소하며 증가세가 꺾였다. 규제상 대출 한도를 넓혀줘도 금융회사의 자금 사정과 연체 위험에 따라 실제 공급은 늘 수도, 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규제 완화가 곧바로 중·저신용자의 대출 문턱 완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건전성 부담도 변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은행권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연체율은 2.32%로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0.45%)의 다섯 배를 웃돌았고, 연체채권 잔액은 1조2047억원으로 2022년 초보다 134.9% 증가했다. 제2금융권은 총량 부담이 줄어드는 대신 중저신용자 익스포저가 늘어날 수 있다.
김 교수는 “중저신용자는 경기 둔화나 금리 상승, 소득 감소 시 연체율이 빠르게 올라 저축은행·상호금융의 부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순히 대출 규모를 늘리기보다 차주의 상환능력에 따른 금리·한도 적용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심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금리대출을 총량에서 제외하더라도 연체율과 부실률,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별도로 관리하고, 금융회사별 공급이 급증하면 조기경보 체계를 가동해야 한다”며 “대출 총량 규제는 완화하더라도 건전성 규제까지 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