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보상 땐 사업부·노조 간 형평성 부담
“다음은 한남”…후속 집단행동 예고

삼성전자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지만 디바이스경험(DX·완제품) 부문을 중심으로 보상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별도 보상을 요구하는 동행노조의 집단행동에 복수노조 간 주도권 경쟁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DX 구성원에 대한 별도 보상과 기본급 인상률의 전사 동일 적용, 기존 임금교섭 재논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교섭 과정에서 DX 임직원 5만여 명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반도체 불황기에 DX가 전사 실적과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의 투자를 뒷받침한 기여를 반영해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수준을 보상하라고 요구가 이어졌다. 어려울 때는 ‘원삼성’을 강조하면서 반도체 호황기의 성과는 사업부별로 나누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논리다. 자사주 1000주는 확정 지급액이 아닌 협상을 위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전사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공통재원으로 적립해 전체 임직원에게 먼저 배분하고,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추가 보상하는 체계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전사 성과와 개별 사업부 성과를 함께 반영하자는 취지다. 5월 체결된 임금협약의 절차적 정당성 역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동행노조가 앞서 제기한 임금협약 효력정지 가처분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원지법은 6월 동행노조 측이 교섭대표노조인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낸 잠정합의안 효력정지 신청을 각하하고 임금협약 효력정지 신청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동행노조가 공동교섭단 참여 종료 의사를 밝힌 만큼 찬반투표 당시 교섭단 참여 노조의 지위를 유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동행노조 조합원의 투표권 배제가 최종 가결 결과에 미친 영향도 크지 않다고 봤다

동행노조의 별도 보상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도 부담이다. DX부문에 별도 보상을 제공하면 사업부별 실적과 연계해 온 기존 보상 원칙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이미 체결된 임금협상을 다시 논의하기도 쉽지 않다. 재교섭에 나서면 노사 합의의 안정성이 훼손되는 데다 올해 교섭에 참여한 다른 노조와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진다.
삼성전자 DX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48조 원, 영업손실 8000억 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AI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부품 원가 상승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를 지급하라는 요구가 과도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내년 교섭대표노조 선정을 둘러싼 복수노조 간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내년 공동교섭단에 참여하지 않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른 단일 교섭을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교섭에서는 임금 인상률뿐 아니라 DS·DX 간 성과 배분 기준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