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돈줄’ 죄려니 중국이 걸린다⋯트럼프 “역대 최강 제재”의 딜레마

기사 듣기
00:00 / 00:00

제재 실효성에 대한 지적 이어져
이란 제재→미ㆍ중 갈등 확산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 D.C(미국)/EPA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예고한 가운데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이란산 원유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중국을 압박하지 않으면 제재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마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이란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겠다며 24일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이란 항구 해상 봉쇄와 추가 제재를 ‘원투 펀치’에 비유하며 “역사상 최대 규모의 협력에 의한 경제 고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에 금융기관이나 기업 등을 통해 ‘생명줄’을 제공하는 국가에는 막대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관건은 이란이 해상으로 수출하는 원유의 80% 이상을 사들이는 중국이다.

미국이 실질적인 압박 효과를 거두려면 중국 정유사뿐만 아니라 이란과의 거래를 지원하는 중국 금융기관까지 제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 2월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이란산 원유를 거래한 중국의 일부 독립계 정유사를 제재했지만, 거래 자금을 지원하는 주요 중국 은행들까지 직접 겨냥하는 것은 피해왔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5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마지막 날, 중난하이 정원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산책한 뒤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다음 달 미국 방문을 앞두고 양국은 불안정하게나마 무역 휴전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크리스 케네디 애널리스트는 “백악관이 중국과의 관계보다 새로운 경제전쟁을 우선시할 준비가 돼 있는가”라면서 “중국을 겨냥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보복 조치가 미국 경제에 부담을 가중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미국에 중요한 희토류 공급국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중국은 지난해 4월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해 자동차·방산 등 미국 산업의 공급망을 압박했는데, 이는 미·중 무역 휴전을 이끌어내는 핵심 지렛대로 작용했다.

그렇다고 중국을 빼고 주변국과 소규모 거래망만 압박하는 방식으로는 경제적 압박에 한계가 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수십 년간 미국의 제재를 받으며 우회 거래망을 구축해왔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라크의 환전업자들은 중국 위안화로 받은 이란산 원유 대금을 이란이 사용할 수 있는 통화로 바꾸는 역할을 해왔다. 튀르키예와 인도 등도 이란과 상당한 교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클레어 오닐 맥클레스키 전 미 재무부 관리는 블룸버그에 “공개적인 경고만으로는 각국의 행동을 바꾸기 어렵다”며 “외국 은행이나 기업을 상대로 실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24일 발표의 핵심은 미국이 중국을 실제로 어디까지 건드릴지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 기업이나 금융기관을 추가 제재할 가능성에 대해선 “많은 대화는 비공개로 하는 것이 낫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이 에너지의 50%를 걸프 지역에서 얻고 있다면서 호르무즈해협 정상화를 위해 미국에 협조하는 것이 중국에도 이익이라고 압박했다.

▲이란 테헤란에서 한 시민이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걸개 앞을 지나고 있다. 테헤란/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이미 미국의 제재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란 문제에서 제재와 압박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치·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옵시디언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브렛 에릭슨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시 주석이 이처럼 공개적이고 중대한 방식으로 트럼프에게 굴복하도록 요구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면서 “이는 중국 측에 미국이 누구와 거래할 수 있고 없고를 마음대로 결정하도록 자발적으로 허용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며, 중국은 결코 그러한 선례를 만들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