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유통 시장 108조…약은 넘치는데 약국엔 없다 [약의 길을 바꾸자-上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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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국내 의약품 유통시장이 100조원을 넘어 성장한 가운데 4000개가 넘는 도매업체와 도매상 간 거래가 얽힌 복잡한 유통구조는 여전하다. 독감 유행이나 환절기마다 일부 지역에서 의약품 품절과 재고 쏠림이 반복되면서 유통업체 규모화와 공급망 정보관리 강화가 과제로 꼽힌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5 완제의약품 유통정보 통계집’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제의약품 유통금액은 약 108조원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2023년 94조7000억원, 2024년 100조500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대부분의 거래는 도매상 중심이다. 국내 완제의약품 공급업체 4646개소 가운데 도매상은 4162개소로 약 90%에 달한다. 제약사에서 도매업체를 거쳐 병원·약국으로 공급되는 일반적인 경로뿐 아니라 도매업체가 다른 도매업체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이른바 ‘도도매’ 거래도 이뤄진다. 이 때문에 의약품 수요가 급증하면 중간 유통 단계에서 물량이 특정 업체나 지역에 집중돼 공급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과 유럽은 소수 대형 도매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미국은 센코라(Cencora), 카디널헬스(Cardinal Health), 맥케슨(McKesson) 등 ‘빅3’를 중심으로 의약품 유통시장이 형성됐다. 이들은 대규모 물류망을 기반으로 약국·병원 등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공동구매, 약국 지원, 제조사 대상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유럽에서도 피닉스그룹(PHOENIX Group), 얼라이언스헬스케어(Alliance Healthcare) 등이 주요 사업자로 활동하며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유통도 이뤄진다.

복잡한 국내 의약품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통업체의 규모화와 전문화가 거론된다. 구체적으로 유통업체 간 인수합병(M&A)과 공동물류를 통한 규모화·전문화,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 기능 강화 등이다. 단순히 업체 수를 줄이기보다 시설·재무건전성·품질관리 역량을 갖춘 업체의 성장을 유도하고 영세업체는 공동물류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생산부터 도매, 의료기관·약국까지 재고·수요 정보를 연계하고 유통정보 보고를 자동화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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