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 외국인 응급환자 157명…장염·복통부터 뇌출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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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찾는 외국인 환자, 응급실 이용 data (사진제공=온병원)

산을 찾은 외국인들이 여행 중 갑작스러운 질환이나 사고로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단순한 장염과 복통부터 전기톱 사고와 고관절 골절, 뇌출혈까지 응급 상황의 유형도 다양하다. 외국인 관광객과 선원 등 해외 방문객이 늘면서 낯선 환경과 언어 장벽을 넘어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 응급의료체계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부산 온병원 응급센터가 2025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외국인 환자 응급실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해당 기간 응급실을 찾은 외국인은 모두 15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2명에 이어 올해도 7월까지 65명이 내원했다. 월평균 8~9명의 외국인이 응급실을 찾은 셈이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6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29명, 미국 13명, 호주 9명, 싱가포르 7명, 베트남 4명 등이 뒤를 이었다. 프랑스와 캐나다, 러시아, 영국, 이탈리아 등 20여 개국에서 온 환자들도 포함됐다.

가장 흔한 질환은 장 감염 질환과 복통이었다. 전체 환자의 66명이 음식물 섭취나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한 장 감염 질환과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외상이 20명으로 뒤를 이었고 두드러기·알레르기 14명, 흉통·호흡곤란·고혈압 8명, 두통·발열 8명, 비뇨생식기 장애 8명 등이었다. 호흡기 질환과 폐렴, 어지럼증도 각각 7명이었으며 뇌혈관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외국인도 6명 있었다.

단순 처치로 끝나지 않는 중증 사례도 적지 않았다. 온병원 응급센터 통계상 140명은 응급처치 후 상태가 호전돼 퇴실했지만 14명은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 가운데 3명은 입원 후 수술까지 받았다.

실제 응급의료 현장에서는 여행객과 선원들이 예상치 못한 사고와 질환으로 병원에 실려 오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부산에서 선박 작업을 하던 40대 러시아인 선원이 전기톱에 왼쪽 발등을 크게 다쳐 온병원 응급센터로 이송됐다. 응급의료진은 상처 세척과 드레싱, 부목 고정, 항생제와 파상풍 예방주사 등을 시행한 뒤 정형외과에 긴급 협진을 요청했다. 검사 결과 발가락을 펴는 힘줄인 제1족지 신전건이 약 50% 파열된 것으로 확인됐고, 변연절제술과 건 봉합술, 이물 제거 및 세척술을 시행했다. 환자는 특별한 합병증 없이 회복해 퇴원했다.

80대 일본인 여성은 여행 중 계단에서 넘어져 우측 대퇴골 경부가 골절됐다. 응급실 영상검사에서 골절이 확인된 뒤 정형외과에 입원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고관절 반치환술을 받았다. 약 35일간의 입원과 재활치료를 거친 뒤 상태가 호전돼 일본으로 돌아갔다.

호텔에서 저녁을 먹던 60대 일본인 여성에게 갑작스러운 뇌혈관 질환이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이 여성은 갑자기 오른쪽 안면마비 증상을 보여 온병원 응급센터로 이송됐고, 뇌 CT 검사에서 좌측 기저핵 부위 뇌내출혈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즉시 중환자실에서 혈압 조절과 산소 공급, 집중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이후 상태가 안정되면서 일반병동으로 옮겨졌고 특별한 후유증 없이 퇴원했다.

이 같은 사례는 외국인 응급환자에게는 단순히 응급실이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자의 병력과 복용약, 보험 여부 등을 신속하게 확인해야 하는 데다 언어가 통하지 않을 경우 증상 파악 자체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뇌출혈이나 중증 외상처럼 분 단위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통역과 진료과 협진 체계가 치료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온병원은 외국인 응급환자 대응을 위해 응급센터를 중심으로 정형외과·신경외과·내과 등 관련 진료과와 신속하게 연결할 수 있는 협진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역과 보험 처리 등 외국인 환자에게 필요한 절차가 뒤따르는 만큼 초기 진료와 진료과 연계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헌 온병원 병원장(전 부산대병원 병원장)은 “외국인 환자의 경우 통역 문제나 보험 처리 등 복잡한 절차가 동반되지만 응급센터의 빠른 초진과 관련 진료과의 24시간 협진 체계를 통해 중증 환자들도 골든타임 내 치료받을 수 있었다”며 “부산을 찾는 해외 방문객들이 안심하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 대응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려면 볼거리와 숙박시설만큼이나 응급의료 인프라도 중요하다.

여행지에서 누구에게나 사고와 질병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외국인에게 낯선 부산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언어와 절차가 치료의 장벽이 되지 않도록 다국어 통역과 의료기관 간 신속한 협진체계를 갖추는 일이 관광 인프라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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