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포트폴리오 강화…온라인 등 유통채널 다변화
하반기 해외 판로 확대·신규 브랜드로 성장동력 확보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외형 확대보다 이익 개선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내수 패션시장 성장세가 주춤하고 고환율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용 효율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 등으로 이익 체력을 높였다. 객단가가 높은 가을·겨울(F/W) 상품 판매가 본격화하는 하반기 성수기를 앞두고 소비 회복 여부와 해외·신규 사업 확대가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갈 변수로 꼽힌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패션기업 7곳 삼성물산·한섬·미스토홀딩스·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코오롱FnC)·신세계인터내셔날·LF·F&F) 중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출과 이익이 함께 성장했다. 상반기 매출은 1조2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000억원보다 13.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70억원에서 912억원으로 36.1% 늘었다. 회사는 국내 패션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데다 해외 브랜드의 국내 진출과 온라인 플랫폼 성장으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심리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의류비 지출 전망은 지난해 하반기 수준에 못 미치고,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과 신중한 가치소비도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한섬도 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411억원으로 전년 동기 225억원보다 82.7% 증가했다. 매출은 7736억원으로 7.7% 늘었다. 한섬은 국내 의류산업이 내수 중심으로 경기와 가계 소비지출 변화에 민감하지만 고가 브랜드 중심의 사업구조로 경기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유통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데 대응해 백화점뿐 아니라 온라인과 라이브커머스, 자체 유통망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히고 있다.
미스토홀딩스 미스토부문(옛 휠라 부문)은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을 늘렸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5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4억원보다 60.7% 증가했다. 매출은 4320억원에서 3862억원으로 10.6% 줄었다. 미스토부문은 휠라(FILA)와 에이라이프(Alife), 페어스(Pairs) 등 자체 브랜드와 K패션 브랜드 라이선스·유통 사업을 맡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소비심리 위축과 관세 관련 불확실성 속에서도 브랜드별 정체성과 제품 경쟁력, 지역별 맞춤 전략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오롱FnC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6억원보다 116.7% 증가했다. 매출은 5719억원에서 6005억원으로 5.0% 늘었다. 외형은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지만 이익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신세계인터 패션부문은 흑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33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지만 손익 구조를 개선했다. 회사는 그동안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를 수입·유통하며 쌓은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자체 브랜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올해도 시스템 개발과 점포 확장·개선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LF 패션부문의 상반기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은 6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LF 패션부문은 닥스와 헤지스 등 자체 브랜드와 막스마라 등 수입 브랜드, 던스트 등 스트리트 캐주얼, 온라인몰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반면 F&F 패션부문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 패션부문 영업이익은 1412억원으로 전년 동기 2005억원보다 29.6% 줄었다.
올 상반기 패션업계 실적은 업황 전체가 강하게 반등했다기보다 업체별 사업구조와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따라 이익 개선 폭이 갈렸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코오롱FnC와 한섬은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각각 116.7%, 82.7% 증가했다. 미스토홀딩스 미스토부문도 매출은 줄었지만 이익을 늘렸고 신세계인터 패션부문은 흑자로 돌아섰다.
패션업계는 내수 소비 회복 속도가 제한적인 만큼 핵심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유통채널 다변화에 무게를 둘 전망이다. 한섬은 백화점과 온라인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정관에 유통전문판매업을 추가해 식음료 콘텐츠와 브랜드 굿즈 등을 결합한 복합매장 기반도 마련했다.
신세계인터는 기존 해외 브랜드 운영 노하우와 자체 브랜드 육성을 병행하고, LF는 자체·수입·온라인 사업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미스토홀딩스도 글로벌 소비 환경 변화에 맞춰 지역별 맞춤 전략과 브랜드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객단가가 높은 가을·겨울 상품 판매가 본격화하는 하반기는 패션업계의 전통적인 성수기”라며 “내수의 큰 폭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성수기 수요를 얼마나 흡수해 상반기에 개선한 이익 체력을 이어갈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