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DX 직원 4만9345명에 자사주 108만주 지급 완료
임금 6.2% 인상 등 전사 공통 처우 개선 병행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직원들이 주축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보상체계 개선을 요구하며 이달 21일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집회를 연다. 다만 회사는 노사 합의에 따라 이미 3445억원 규모의 자사주 지급과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완료한 상태여서 재계에서는 추가 협상 요구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21일 서초사옥 앞에서 ‘같은 회사, 같은 권리’ 등을 내걸고 보상체계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약 1000명의 조합원이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노사 합의에 따라 DX부문과 CSS사업팀 직원 4만9345명에게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 지급을 완료했다. 임금 6.2% 인상과 복리후생 확대 등 전사 공통 처우 개선안도 함께 시행 중이다.
회사는 앞서 7월 7일 공시를 통해 직원 주식보상을 목적으로 보통주 108만3434주를 처분한다고 밝혔다. 지급 규모는 7월 6일 종가 기준 약 3445억원이다.
직원 1인당 지급 물량은 22.65주로, 이 가운데 22주는 주식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0.65주에 해당하는 약 17만3920원은 현금으로 지급했다. 지급 기준은 노사 협약이 체결된 5월 27일 주가를 적용해 1인당 약 600만원 수준으로 산정됐다.
이번 보상은 DX부문의 실적 부진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DX부문은 부품 가격 상승과 수요 둔화, 물류비 및 환율 부담 등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으며 연간 적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회사는 노사 협약을 통해 사업부 성과와 관계없이 공통 재원을 활용한 자사주 지급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기준인상률 4.1%와 성과인상률 2.1%를 합한 임금 6.2% 인상, 사내 주택대부 신설, 자녀 출산 경조금 확대, 샐러리캡 상향 등의 처우 개선도 전사 공통으로 적용했다.
재계에서는 이미 협약이 체결되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자사주 지급까지 모두 완료된 상황에서 추가 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노사 교섭의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행이 끝난 협약을 사후에 번복하는 관행이 자리 잡으면 어떤 노사 합의도 최종적 효력을 갖기 어려워져 노사 모두에게 손해라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노사 합의는 체결과 이행이 완료되면 예측 가능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보상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면 차기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동계 안팎에서도 단체협약의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사 협약은 교섭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체결되는 만큼 이행이 완료된 이후 동일 사안을 다시 협상 대상으로 삼는 사례가 반복되면 향후 노사 모두 합의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집회가 내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 여론전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에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와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동행노조 등 복수노조가 활동하고 있는 만큼 조합원 확보와 조직 결속을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다만 이미 노사 합의를 통해 보상안이 확정되고 자사주 지급까지 완료된 상황에서 다시 보상체계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