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한메카텍이 소형모듈원전(SMR)을 앞세워 코스닥 상장에 나섰다. 지난해 실적이 크게 꺾인 가운데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당시 투자 전 기업가치가 6000억원으로 책정된 데 이어 상장 몸값으로는 1조원 이상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 실적 회복과 원전 사업의 실제 성과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범한메카텍은 지난달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공모 예정 주식은 660만주다. 유진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상장을 공동으로 주관한다. 옛 두산메카텍인 범한메카텍은 2022년 범한그룹에 편입됐으며 압력용기와 반응기, 열교환기 등 가스·석유화학 플랜트 기자재가 주력이다.
실적은 공모 과정의 첫 검증대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4년 5502억원에서 지난해 4151억원으로 24.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38억원에서 137억원으로 74.5% 줄었다. 당기손익은 128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은 흑자를 지켰지만 순손실을 기록한 만큼 지난해 손익 악화에는 본업 부진 외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모 과정에서는 영업이익과 순손익 사이의 간극을 만든 구체적인 항목과 반복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수익성 판단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몸값을 높일 핵심 논리는 원전·SMR이다. 범한메카텍은 올 6월 원전 기자재 제작 관련 KEPIC-MN 인증을 취득했다. 같은 달 한국수력원자력과 산업은행 등이 공동 출자한 586억원 규모 원전산업 투자펀드의 첫 투자 대상으로 선정돼 100억원을 확보했다. 이 자금은 1600억원 규모 프리IPO와 연계됐으며 회사는 대형 원전 기자재 역량 강화와 SMR 전용 공장 증설·신규 설비 구축에 활용할 계획이다. 인증 확보에 이어 생산 기반 확충까지 나서면서 원전·SMR 사업을 본격화할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밸류에이션 간극도 적지 않다. 범한메카텍은 올 5월 1600억원 규모 프리IPO를 마무리했고 당시 투자 전 기업가치는 약 6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시장에서는 상장 기업가치로 1조~1조50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지난해 실적이 크게 꺾인 상황에서 프리IPO보다 높아진 몸값을 인정받으려면 올해 실적 회복뿐 아니라 원전·SMR 투자가 실제 수주와 매출로 이어진다는 점을 시장에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범한메카텍의 몸값 검증은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에도 중요한 시험대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코스모로보틱스와 빅웨이브로보틱스 등 IPO 주관을 통해 실적을 다시 쌓고 있다. 범한메카텍이 조 단위 몸값을 인정받아 상장까지 완주할 경우 유진투자증권의 IPO 주관 경쟁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범한메카텍이 높아진 몸값을 인정받으려면 실적 회복과 원전·SMR 성과를 숫자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