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레버리지 거래 17%↑·1조원 순유입
곱버스·해외 상품은 시행 첫날만 급증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기본예탁금 요건이 강화된 뒤 규제 대상 상품 거래대금이 80% 넘게 급감했다. 규제 시행 첫날 개인은 지수 곱버스(인버스 2배)를 대거 사들였고, 해외에서는 최대 고레버리지를 제공하는 국내 주식 무기한선물 거래가 증가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 과열은 진정됐지만, 고위험 투자 수요가 다른 통로로 분산되는 ‘풍선효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규제 후 6거래일(07.31~08.07) 일평균 거래대금은 직전 6거래일(07.23~07.30) 대비 86.7% 감소했다. 규제 전 6거래일 평균 10조7851억원에서 1조4305억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자금 유입이 가장 뚜렷했던 곳은 지수 정방향 레버리지 ETF였다. 규제 후 6거래일 동안 코스피200·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에는 1조954억원이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도 규제 전보다 16.7% 증가했다. 특히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 5종에는 4124억원이 순유입됐고 거래대금은 38.9% 늘었다.
신한투자증권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흡수했던 코스닥 수급이 규제 이후 다시 코스닥 ETF로 이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단일종목 상품의 거래 문턱이 높아지자 개인의 고위험 투자 수요가 코스닥150 레버리지 등 지수형 상품으로 분산됐다는 설명이다.
곱버스에도 시행 첫날 개인 매수세가 몰렸다. 코스피200 곱버스 5종의 지난달 31일 거래대금은 1조8120억원으로 규제 전 6거래일 평균보다 35.9% 증가했다. 같은 날 개인은 지수형 인버스 ETF를 약 5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해외 고위험 상품도 들썩였다. 탈중앙화거래소(DEX) 하이퍼리퀴드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무기한선물 합산 추정 거래대금은 지난달 31일 19억46만달러로 당월 1~30일 평균보다 156.2% 증가했다.
다만 곱버스와 해외 상품 거래 증가는 시행 첫날에만 집중됐다. 이날 코스피가 17.91% 급등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26.81%, 29.95% 오르면서 급등 후 조정에 대비한 수요와 변동성 확대가 함께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 후 6거래일 평균 거래대금은 규제 전 6거래일보다 곱버스가 22.8%, 하이퍼리퀴드의 두 상품이 18.3% 감소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해외에 상장된 국내 주식 기반 상품에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가 참여하는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국내 단일주식 기반 무기한선물 거래량이 유의미하게 급증한다면 국내 규제의 여파라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규제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를 위축시키는 데는 효과를 냈지만 지수형·해외 레버리지 상품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면서 시장 전체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규제 시행 초기라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거래대금과 리밸런싱 수요를 줄이는 데는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국내 규제만으로 풍선효과나 반도체 사이클에 투자하려는 글로벌 투자 수요를 제어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장기적인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