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단지 중 1순위 마감은 29% 불과
입지·가격 따라 양극화 심화

올해 상반기 수도권 분양시장이 지역 내 최상급지와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적용 단지 중심으로 완벽하게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년간 축적된 수요자들의 학습효과로 인해 단순한 '새 아파트' 선호를 넘어 거주 가치와 자산 가치를 동시에 따지는 초선별 청약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에서 분양에 나선 총 66개 단지 중 1순위에서 조기 마감에 성공한 곳은 19개 단지(약 29%)에 불과했다. 나머지 47개 단지는 2순위로 밀리거나 미달을 기록하며 양극화가 심화됐다.
서울 분양시장은 전통적 부촌인 강남권과 용산구가 청약 흥행 최상단을 독식했다.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드 서초'가 평균 1099대 1로 상반기 서울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초구 반포동 '오티에르 반포'(860대 1), 용산구 이촌동 '이촌 르엘'(135대 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하이엔드 브랜드의 상품성이 맞물려 수백 대 일의 치열한 경쟁을 기록했다. 서울 전체 15개 분양 단지 중 11개 단지가 1순위 마감에 성공했으나, 미달 단지는 주로 노원·강북구 등 외곽 지역에 집중됐다.
인천과 경기권에서도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성적표를 갈랐다. 인천에서는 송도국제업무지구 중심 입지에 들어서는 '더샵 송도그란테르(G5-6)'가 평균 50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분상제가 적용된 서구 불로동 '검단호수공원역 파라곤'이 31대 1로 뒤를 이었다. 인천 15개 단지 중 1순위 마감은 단 4곳에 그쳤다.
경기도에서는 안양시 관양동의 분상제 단지 '안양 에버포레 자연앤 e편한세상(A2)'이 57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대표 상급지로 꼽히는 성남시 분당구 '더샵 분당센트로'가 51대 1을 기록했다. 경기도 전체 36개 단지 중 86%에 달하는 31개 단지가 1순위 마감에 실패해 냉랭한 대조를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주거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가격 상승 기대감이 높은 상급지와 분양과 동시에 확실한 시세 차익(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로 수요가 강하게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처럼 단순히 '새 아파트'라는 조건만 보고 청약에 뛰어들던 관행에서 벗어나 향후 자산 가치 상승 여력과 입지적 희소성을 꼼꼼히 따져보는 합리적이고 까다로운 실수요층의 성향이 청약 성적표를 갈라놓은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하고 실거주자 중심의 시장 환경이 조성되면서 새롭게 분양을 받으려는 수요자들이 거주 편의성 측면과 자산 증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지역들을 중심으로 청약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다년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를 견인했던 지역 내 상급지와 안전마진이 확보된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 흥행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