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눌러 승계비용 낮추던 공식 흔들린다…저PBR·EB에 세금 역풍 [기업승계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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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편집 이미지. (출처=챗GPT)

상속·증여를 앞두고 주가를 낮게 유지해 승계비용을 줄이던 오너기업의 셈법이 흔들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밸류업 공시 등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새로운 승계 전략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6년 세제개편안은 장기 저PBR 기업과 중복상장·교환사채(EB) 발행 후 주가가 급락한 기업의 상장주식 평가액을 장기 평균주가 등을 토대로 높여 잡는 내용을 담았다.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가 적용 여부를 결정하며 납세자가 주가 하락의 불가피성을 입증하면 현행 방식을 유지할 수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 승계를 앞둔 기업의 자본정책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주가가 낮을수록 상속·증여세가 줄어드는 기존 구조와 달리 저평가를 장기간 방치하면 오히려 현행 평가액보다 높은 가격으로 세금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승계 시점에 맞춰 주가를 관리하기보다 장기간 기업가치를 높이고 승계 재원을 마련하는 전략이 중요해지는 셈이다.

특히 자사주를 활용한 EB 발행과 계열사 중복상장은 소수주주 지분가치를 희석하는 동시에 오너 일가의 세 부담까지 높일 수 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흐름과 맞물려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나 계열 지배력 강화에 활용할 여지도 줄어들 전망이다. 반대로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지속적인 밸류업 공시는 기업가치를 억누르지 않았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저평가로 얻는 이익을 줄이고 기업가치를 높여 얻는 이익을 키우는 인센티브 구조”라며 “중복상장과 EB 발행도 이전보다 신중하게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펀드와 밸류업 진영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기업가치 제고 유인을 일치시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주가가 낮을수록 지배주주에게 유리했던 이해관계를 바꿔 일반주주와 최대주주의 기업가치 제고 유인을 일치시킬 수 있다는 이유다.

반면 오너기업에서는 규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융이나 소재처럼 업종 특성상 PBR이 낮거나 경기 침체로 주가가 하락한 기업까지 심의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정상적인 자금조달이나 사업 재편을 위한 EB 발행과 중복상장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실효성 논란도 남아 있다. 올해 6월 코스피 상장사를 기준으로 정부안의 저PBR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80개사, 시가총액은 48조원으로 추산됐다. PBR 0.8배 이하 기업에 비상장주식 평가 방식을 적용하는 의원안의 505개사·506조원보다 대상이 크게 줄었다. 장기간 낮은 주가를 유지하면 과거 평균주가도 낮아져 추가 과세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허점도 있다. 일각에선 구조적 저PBR과 의도적 주가 누루기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건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복잡해진 요건에 비해 세제개편안은 현행과 큰 차이가 없었다”며 “적용 대상이 크게 줄어 최대주주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는 부분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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