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서울은 1위 세원, 경기도는 0원"…낡은 지방세제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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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공방 삼지 말라"…법인지방소득세 개편, 시군 반발이 관문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있다. 추 지사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도 재정위기 문제는 낡은 지방세제"라며 법인지방소득세 구조 개편 필요성을 밝혔다. (경기도)
재정비상을 선언한 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화살의 방향을 직접 정리했다. 표적은 전임 도정도, 도의회도 아니었다. 세제였다. 그러나 그 칼끝이 향하는 자리에는 반도체 세수를 쥔 시군들이 이미 방패를 세우고 있다.

6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추 지사는 5일 재정 비상상황 선언 이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도 재정위기 문제는 낡은 지방세제다. 지방세제 뜯어고칠 때다"라며 "정치적 공방으로 삼지 마시라"고 적었다. 앞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나란히 대책 추진 방식에 우려를 표한 직후였다.

추 지사가 먼저 꺼낸 것은 서울과의 대조다. 그는 "공장시설이 거의 없는 서울은 법인지방소득세가 1위 세원"이라며 "반면 공장과 산단, 배후 인력과 연구시설이 밀집한 경기도는 법인지방소득세를 도세로 단 한 푼도 걷지 못한다. 도세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서울과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가 치르는 값도 하나씩 열거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는 산업을 유지하고 키우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한다. 공장이 들어설 부지를 마련하고, 도로와 철도를 놓고, 용수와 전력을 공급한다"며 "대기오염과 교통 혼잡을 감당하고, 곳곳을 지나는 송전탑과 각종 산업시설의 부담도 떠안는다"고 썼다. 이어 "비용을 부담하고, 희생을 감당한다. 그런데 기업이 성장해 만들어내는 세수는 경기도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대던 세원도 흔들린다고 했다. 그는 "경기도의 1위 세원은 부동산 취득세"라며 "과거 개발 시대에는 취득세로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개발 시대는 끝났고 취득세 수입도 줄고 있다. 내년에는 65%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산업구조는 완전히 달라졌는데 세수 구조만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하고, "산업을 떠받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지방정부가 그 산업에서 발생하는 세수를 확보하지 못하는 구조는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구상의 실체는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다. 시군 세입인 법인지방소득세의 절반을 도세로 전환한 뒤 일부는 경기도 세입으로 편입하고 나머지는 조정교부금 등의 형태로 시군에 재배분하는 방식이다. 도지사직인수위원회인 '공정·혁신·포용경기 준비위원회'가 주요 세입 확충 방안으로 검토했고, 추 지사는 취임 첫날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K-반도체 혁신대책'을 1호 문서로 결재하며 필요성을 언급했다.

반발은 이미 임계점에 와 있다. 가장 강한 목소리는 용인에서 나왔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7월 인터뷰에서 "자기들 돈이 없다고 남의 곳간을 털어가는 것이 말이 되느냐.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방송에 출연해서도 "경기도가 각 시·군의 법인지방소득세 절반을 경기도로 가져가겠다는 것을 검토한다고 하는데 지방분권 강화에 역행하는 발상"이라며 "용인시가 해야 할 일이 태산인데 만약 경기도가 그런 걸 시도한다면 봉기 수준의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평택에서는 시민단체가 움직였다. 평택시발전협의회는 7월28일 성명을 내고 "평택의 반도체 세수는 경기도의 비상금이 아니라 대규모 반도체 생산기지를 수용하며 감당한 교통·환경·산업안전 등의 비용과 행정 부담에 대한 대가"라며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비용과 위험은 평택이 부담하고 세수만 경기도가 가져가 재배분하는 것은 상생이 아니다"라며 평택시와 시의회에 민관공동대책기구 구성을 요구하고, 화성·용인·이천 등과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자치재정권이 침해될 경우 권한쟁의심판을 포함한 법적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화성시의회는 앞서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 즉각 중단 촉구 입장문'을 냈다. 반도체 사업장이 있는 평택·용인·화성·이천과 대규모 산업단지를 둔 성남 등은 공동세원화가 시행되면 시세 감소로 재정 여건이 나빠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같은 논리를 쓰고 있다는 점이 이 대치의 성격을 보여준다. 추 지사가 "비용은 경기도가 부담하는데 세수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자, 시군은 "비용과 위험은 우리가 부담하는데 세수만 도가 가져간다"고 맞섰다. 인프라 부담과 세수 귀속의 비대칭이라는 같은 문장이 광역과 기초 양쪽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다.

추 지사는 충돌 구도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5일 회견 뒤 질의응답에서 "경기도가 교통 인프라를 깔고 아무리 그쪽에 소부장 기업이 들어와도 경기도는 돈만 대고 세수 한 푼 갖고 오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도 "시·군의 이익을 침해하자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경기도는 지방소비세 확충, 기업유치에 따른 세수의 합리적 배분, 국고보조사업의 과도한 지방비 부담 개선을 국회와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감액 추가경정예산안은 9월 도의회 임시회에 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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