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매출 처음으로 중국 추월하며 '선전'
3분기 원가 부담 가중, 중국·면세 회복 관건

최근 LG생활건강이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북미 사업 호조에 힘입어 실적 반등 신호를 쏘아 올렸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실적 저점은 통과했다"는 긍정론과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로 보기엔 이르다"는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다. 미국 관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호재가 포함된 데다, 올 3분기부터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상승 압박이 전 사업부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생활건강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1% 내린 28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달 23일부터 최근 7거래일간 LG생활건강 주가는 하루를 제외하고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23일 전장 대비 1.64% 오른 24만800원 △24일 0.20% 오른 24만8500원 △27일 3.02% 오른 25만600원, △28일 0.20% 내린 25만5500원을 기록했다.
이어 실적 발표 당일인 29일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도는 호실적을 공개하며 2.94% 오른 26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0일에는 11.03% 급등한 29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LG생활건강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1조6574억원, 영업이익은 87.5% 급증한 102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했다.
이번 실적 개선 일등 공신은 관세 환급금 150억원과 북미 사업 흑자 전환 및 '히어로 브랜드'들의 전방위적 고성장이다. 특히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를 비롯해 '도미나스'와 '힌스', '유시몰' 등 핵심 브랜드들이 국내외 온·오프라인 및 헬스앤뷰티(H&B) 채널에서 성장을 주도했다. 그 결과 뷰티 사업 영업이익은 44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3% 성장한 2058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중국 법인 매출 1760억원을 앞질렀다. 코스트코 SKU 확대와 아마존 프라임데이 성과에 더해, 8월 미국 전역 세포라 입점 등 채널 확장 모멘텀도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DB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등 증권사들은 화장품 사업부 적자 탈출과 북미 채널 체질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북미 사업은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전환점을 통과했다"며 "화장품 부문 기저 부담 완화와 북미 사업 성장 및 수익성 개선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실적 흐름은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제나 DB증권 연구원 역시 "면세 매출 안정화와 북미 법인 턴어라운드로 실적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의 착시 효과를 경계하며, 3분기부터 본격화될 원가 리스크에 주목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악재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다. 이란 사태 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가 부담이 2분기에는 음료 사업부에만 영향을 미쳤으나, 3분기부터는 뷰티와 생활용품(HDB) 사업부까지 전방위로 확산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연결 제조 원가가 전분기 대비 2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한다.
핵심 시장인 중국과 면세 채널 회복 지연도 부담이다. 중국 법인은 라이브 커머스 비중 축소와 신제품 마케팅비 지출로 적자가 이어졌고, 면세 채널 역시 주력 브랜드 '더후(천기단)' 현지 재고 소진을 위한 물량 조절 작업이 연말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북미 매출이 급성장했으나 전사 매출 비중은 여전히 12% 수준에 불과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65%)와 중국(11%) 등 아시아 본업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북미 닥터그루트 중심의 이익 기여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하반기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가 부담과 마케팅 투자 확대, 중국 사업 효율화 여파가 지속되는 만큼 안정적인 실적 지속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이란 사태로 인한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2분기까지 Refreshment 사업부만 영향을 미쳤으나, 3분기부터 HDB와 Beauty까지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라며 "3분기는 중국 실적도 계절적으로 부진한 점을 고려 시 연결 수익성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