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8000억 빚더미 경기도, 7733억 감액 추경 착수…민선8기 사업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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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진 최대 80% 삭감·교통국 1309억 최다…기회소득 축소에 문화계 반발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는 채무와 지방채를 합쳐 7조7966억원에 이르는 재정 부담 속에 7733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담은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착수했다. (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첫 추가경정예산으로 '감액 추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채무와 지방채를 합쳐 7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재정 부담을 세출 구조조정으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지만, 민선 8기 역점사업 정리와 민생예산 축소를 둘러싼 갈등도 함께 커지고 있다.

3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최근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 편성계획(안)'을 마련해 전체 실국과 도의회 사무처에 하달했다. 세수결손을 반영하고 본예산에 담기지 않은 사업을 편성하면서, 민선 9기 공약과 민생 현안 사업도 추경안에 포함한다는 내용이다.

배경은 누적된 부채다. 도의 채무는 2021년 2조9112억원에서 지난해 6조1357억원으로 5년간 3조2000억원 이상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와 올해 발행한 지방채 1조6609억원을 더하면 총 부채는 7조7966억원에 이른다. 세입 여건도 빠듯하다. 올해 1~5월 도 징수액은 6조23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69억원 더 걷혔지만, 연간 목표액 16조633억원 달성은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도는 고강도 세출조정에 착수했다. 이월사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계획과 달리 취소되거나 집행이 부진한 사업을 삭감한다. 법정의무경비와 재난안전, 취약계층 직접지원 예산은 우선 보호하되 저성과·중복·집행부진 사업은 최대 80%까지 감액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감액 목표 규모는 7733억1200만 원이다.

부서별로는 교통국이 1308억9600만 원으로 가장 많고 △복지국 760억3000만 원 △문화체육관광국 757억2300만 원 △농수산생명과학국 695억5500만 원 순이다. 경기도의회 사무처도 130억2700만 원이 감액 대상에 올랐다. 도는 각 실국이 감액 목표를 달성하면 내년 신규사업 심사 우선권을 부여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했다.

민선 8기 대표 사업들의 명암은 엇갈렸다. 기후행동기회소득은 8월부터 보상 지급이 중단된다. 올해 편성된 예산 350억원이 대부분 소진된 데다, 추 지사가 업무보고에서 "보상을 위한 행동을 넘어서는 자연스러운 생활 속 기후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하면서 사업 고도화를 위한 중단이 결정됐다.

7월 21일 도의회 제392회 임시회 도시환경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집행부는 기후행동 기회소득 추진 여부를 묻는 질의에 "리워드를 중단하고 예산은 반납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가입자가 200만 명에 달하는 만큼 완전 폐지가 아닌 다른 형태로 재출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대학생 천원매점은 확대된다. 도는 29일 NH농협은행, 하나은행,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기존 참여 대학인 가천대·평택대를 비롯해 아주대·유한대·경복대·농협대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참여 대학을 6곳으로 늘렸다. 이 사업은 식료품과 생활필수품 꾸러미를 시중가 대비 90% 이상 할인된 1000원에 살 수 있게 한 것으로, 지난해 9월 개점 이후 이용객 1만9602명을 기록했다.

문화예술계는 반발했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연 150만원에서 절반인 75만원으로 축소돼, 두 차례 지급하던 방식 대신 추경에서 사업비를 증액하지 않고 1회분만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경기민예총은 30일 성명을 내고 "예산 편성 당시 추경으로 부족분을 보완하겠다던 약속을 어겼다"며 "추미애 경기도정은 예술인 기회소득 축소 문제를 전임 도정의 재정 문제로 떠넘기지 말고 경기도 문화예술 정책 전환의 첫 과제로 책임 있게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도청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청 익명 게시판에는 실국별 감액 목표 배분 방식과 진행 중인 사업 중지에 따른 계약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감액에 따른 책임 소재와 계약 해지 시 분쟁 가능성을 우려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지금 재정 상황이 워낙 좋지 않다. 집행 잔액에 대한 감액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을 각 실국과 공유했다"며 "얼마나 감액해야 할지 아직 확정할 수 없고, 예산이 확정될 때까지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도의회 여야도 각각 전담 조직을 가동하며 견제에 나섰다. 추 지사가 취임 직후 '경기도 재정혁신 TF'를 꾸린 데 이어, 국민의힘은 '건전재정 혁신추진단'을 띄우고 구조조정에 앞선 재정악화 원인 규명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재정건전성 TF'를 발족해 재정 효율성은 높이되 무분별한 예산 삭감은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29일 도담소에서 열린 집행부와 의회 지도부 만찬에서 "도의 재정이 어렵다는 점을 의회도 인식하고 있지만, 꼭 필요한 예산까지 위축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경안에는 민선 9기 공약인 '경기편하G버스' 등 신규 사업 예산도 일부 담길 예정이다. 반면 민선 8기 역점사업이던 기회소득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경기국제공항 관련 예산은 삭감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도는 8월 3~4일 실국 예산 요구를 받고 5~10일 예산부서 심의·조정, 11일부터 결재라인 보고와 수정을 거쳐 추경안을 완성할 계획이다. 추경안은 8월26일 전후 도의회에 제출되며, 도의회는 9월 중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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