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인상·고금리·각종 규제 등
서울 주요단지 사업성 악화 우려

정부가 ‘똘똘한 한 채’ 선호를 완화하기 위해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강화 방안을 검토하면서 서울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시장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재건축은 사업 기간이 길어 조합원들이 수년간 보유세를 감당해야 하는 만큼 세액이 늘어날 경우 사업 추진 과정의 부담이 커지고 일부 조합원의 매도 압박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체계를 주택 수 중심에서 보유 주택의 합산가액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3일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실효세율을 선진국 수준인 1%까지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초고가 주택의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공시가격 30억원 안팎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수십억원대 초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면적 183㎡는 이달 13일 10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 128억원까지 거래된 뒤 올해 4월 90억원으로 낮아졌지만 3개월 만에 다시 100억원을 넘어섰다. 이 단지가 속한 압구정2구역은 서울시 재건축 통합심의를 통과하며 압구정 재건축 구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2차 전용 159㎡는 지난달 6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서초구 삼풍아파트 전용 130㎡도 42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송파구에서는 아시아선수촌 전용 99㎡가 44억5000만원, 장미3차 전용 134㎡가 38억원에 각각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모두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인 대표적인 고가 단지들이다.

이에 따라 초고가 주택 보유세 강화는 압구정과 반포, 대치, 잠실, 성수, 목동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은 최근 공사비 인상과 금융비용 증가, 각종 규제 등으로 가뜩이나 사업성이 악화하고 조합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사업 기간 내내 세금을 내야 하는 조합원들의 자금 압박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초고가 주택 자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 일반분양 물량의 소화에도 영향을 미쳐 정비사업의 전반적인 사업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반분양 수입은 재건축 사업성의 핵심 요소인 만큼 흥행 여부가 중요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건축은 사업 기간이 길어 보유세를 장기간 감당해야 하는 구조”라며 “30~40대에 집을 매입해 오랫동안 거주한 조합원들은 사업이 진행되는 시점에는 대부분 은퇴한 고령층이 돼 세 부담을 크게 체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커진 상황에서 보유세까지 늘어나면 조합원들의 자금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고, 결국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