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허가 감소·주민 반발은 시장 성장 변수

대형 건설사들이 AI 데이터센터 시장 선점을 위해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섰다. 정부와 산업계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맞춰 데이터센터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만 전력 공급과 주민 수용성 문제는 여전히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꼽힌다.
27일 관가와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통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이자 AI 협력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 주요 기업들도 AI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AI 팩토리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잇달아 발표하며 생태계 확대에 나서고 있다.
투자가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는 건설업계의 새로운 성장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규모로 운영하기 위한 전력 공급과 냉각 설비, 통신 인프라 등이 필요해 기술 난도가 높다. 일반 건축물보다 공사 규모도 큰 만큼 시공 경험과 기술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수혜가 예상된다.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는 2005년 75개에서 2024년 165개로 19년 만에 120% 증가했다. AI 서비스와 클라우드 수요가 확대되면서 관련 시공 물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SK에코플랜트 등은 국내외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맞춰 전문 인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5~6월 용인 데이터센터 전기시공과 기계 커미셔닝, 춘천 모듈러 데이터센터 건축·품질 분야 경력직을 채용했다.
대우건설도 데이터센터 시공현장 설계와 전기·기계·사업관리 직군을 모집했으며,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말 'AI 데이터센터사업' 경력직 공고를 내고 기계·전기·배관(MEP) 분야 인력 확보에 나섰다. 한화 건설부문 역시 안성 데이터센터 현장관리와 시험실, 보건관리 인력을 채용했고 GS건설도 최근 데이터센터 전기시공 경력직을 선발하는 등 사업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 확대의 걸림돌도 적지 않다. 막대한 전력 사용량과 냉각시설 운영에 따른 소음, 전자파 우려, 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주민 반발이 이어지면서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SK에코플랜트가 시공 중인 인천 부평 데이터센터는 주민 민원 등으로 공사가 일시 중단된 바 있다. 효성그룹이 경기 안양시에 추진했던 데이터센터도 지역 반발을 넘지 못하고 결국 사업이 무산됐다.
이 같은 영향으로 데이터센터 인허가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인허가 건수는 2023년 25건에서 2024년 18건, 지난해 14건으로 줄었다.
대형 건설사들은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주민 수용성과 제도 개선이 사업 확대의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는 주민 반발을 조율할 명확한 기준이 없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자파나 이격거리 등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인허가를 마친 사업도 민원으로 지연되는 사례가 있다"며 "정부가 관련 기준을 명확히 하고 주민과 사업자 간 갈등을 적극적으로 중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