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주가 부진으로 퇴출 안돼…코스닥 '질적 심사' 정밀화해야" [시총 200억 데드라인 역설-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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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주 자금 집중은 정책 수순, 패시브 ETF 기대
혁신 기업 상장 유지 돕는 구체적 구제 장치 필요

▲정상휘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이 여의도 교보증권 본사에서 본지와 만나 코스닥 체질 개선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교보증권)

금융당국이 이르면 9월, 늦어도 4분기 내 '코스닥 승강제' 세부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제도 도입에 따른 파급효과와 구체적인 프리미엄 리그 편입 기준에 주목하고 있다. 올 3월 IBK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주요 증권사들이 관련 리포트를 쏟아냈지만, 대부분 단순 정책 해설이나 특정 섹터 한정에 그쳤다.

반면 정상휘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국내 증권가 최초로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 개편안을 벤치마킹해 코스닥 승강제의 4가지 스크리닝 기준을 세우고, '프리미엄 리그'에 오를 구체적인 수혜 종목군을 추려냈다. 정 연구원은 자신이 제시한 스크리닝 기준이 실제 정부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가능성에 대해 "90% 이상 확신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정 연구원을 만나 코스닥 승강제 도입에 따른 시장 재편 전망과 성공적인 제도 정착을 위한 과제를 들었다.

"1부 리그 편입 요건, 韓 현실 반영한 시총 3000억이 한계"

정 연구원은 TSE 프라임 마켓 유동시총 기준(100억엔 이상)을 한국 증시 현실에 맞게 재해석했다. 그 결과 도출한 코스닥 1부 리그 편입 4대 조건은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유동주식 비율 25% 이상 △52주 평균 거래대금 10억원 이상 △자본잠식 미해당이다.

일본 기준을 유동시총으로 단순 환산하면 약 1000억원 수준이지만, 국내 증시 생태계에 이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정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 종목은 기관투자자가 아예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며 "기관이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할 때도 최소 시가총액 커트라인을 3000억원 이상으로 잡는 것이 여의도 필드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증시는 유동시총보다 전체 시가총액을 대표값으로 삼는 관례가 있는 데다, 리밸런싱과 패시브 상품 운용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시총 3000억원이 가장 현실적인 커트라인"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1부 리그 수혜주의 공통점으로 유동성 펀더멘털과 실적 기대감이 높고, 주가 흐름이 안정적이며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육각형 우량주'를 꼽았다.

"코스닥 우량주 차별화는 당국의 의도된 결과"

승강제가 도입되면 1부 리그 우량주로 자금이 쏠리고 소형주는 거래 절벽에 빠지는 '수급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정 연구원은 "이는 정책 당국의 의도와 일치하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TSE 개편 후 프라임 마켓으로 자금이 쏠리며 우량주 차별화가 입증됐듯, 국내 시장 역시 펀더멘털을 갖춘 종목으로 수급이 집중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바라봤다.

정 연구원은 "정부가 펀더멘털을 갖춘 우량 기업을 공식 인증해 줌으로써 투자 자금 방향성을 명확히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며 "세그먼트 지수 발표 후 약 한 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이를 추종하는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 등 신규 상품이 출시되면 시장 전반에 강력한 자금 유입 모멘텀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종목 수로만 따지면 1부 리그 편입 기업보다 퇴출 및 불이익 위험에 노출될 기업 비중이 더 클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관심과 투자 유인 측면에서는 우량 수혜 기업으로의 쏠림이 뚜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바이오 맞춤 가이드라인 체계화해야

상장폐지 시가총액 요건이 현행 200억원에서 2027년 300억원으로 강화됨에 따라, 제도 초기 강등·퇴출 기업들의 법적 분쟁과 소송전이 잇따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 연구개발(R&D)가 필수적인 딥테크 기업이 단기 주가 부진만으로 쫓겨나는 '제2의 벤처 잔혹사' 우려도 적지 않다.

다만 정 연구원은 시장이 지나치게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현재 시총 요건 미달 종목은 코스닥 전체의 1~2% 수준인 데다, 당국 역시 매출액·대규모 손실 상장폐지 요건 유예 제도나 맞춤형 질적 심사 기준 등 보완장치를 마련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부당한 퇴출과 법적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성적·질적 구제 제도'의 정밀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기에 앞서, 시총이 다소 작더라도 혁신 산업에 속한 기업이라면 상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구체적인 구제 장치가 작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바이오, AI, 우주, 신재생에너지, 첨단로봇 등 주요 딥테크 산업별로 기술성과 성장성을 다각도로 평가하는 질적 판단 사례를 축적하고 가이드라인을 체계화해야 한다"며 "정량적 잣대만 대기보다는 상장 유지를 합리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산업별 질적 기준을 명확히 확립해야 벤처 스타트업과 VC들의 억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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