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승계, 세제 지원과 진입 규제 함께 풀어야" [오너 저축은행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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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률적 공제 대신 일정 규모·요건 충족 시 과세이연 검토
"대주주 진입 문턱은 낮추되⋯경영 책임·감독 강화해야"

▲(사진=AI 생성)

금융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축은행을 가업승계 특례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하는 현행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만 일반 중소기업과 똑같은 상속세 공제 혜택을 저축은행 전체에 적용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공존한다. 일정 규모나 요건을 충족한 회사에 한해 납부 시점을 늦춰주는 '과세이연'을 허용하고 대주주 진입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는 지역 소상공인과 서민 등 금융 취약계층에 자금을 대는 핵심 창구다. 중소·중견기업 규모로 운영되는 곳이 적지 않음에도 금융업이라는 틀에 갇혀 가업상속공제와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대상에서 원천 배제돼 있다. 안정적인 경영권 이전이 필요한 알짜 소형사까지 업종 요건만으로 막아서는 것이 타당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도 개선 방안으로는 모든 저축은행에 세금을 한꺼번에 깎아주기보다, 일정 규모나 자격 요건을 갖춘 곳을 선별해 특례를 적용하는 방식이 제시된다. 상속·증여세 자체를 감면하기보다 납부 시점을 뒤로 미뤄주는 과세이연이 대표적이다. 승계 시점에 터지는 세금 부담을 분산하면서도 조세권과 과세 형평성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까닭이다.

법무법인 세종 미래상속센터 공동센터장인 정영민 회계사는 “일률 적용이 어렵다면 일정 규모나 요건을 충족하는 저축은행에 한해서라도 과세이연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가업승계를 통한 안정적 경영이 절실함에도 저축은행이라는 이유로 배제하는 것은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제언했다.

다만 세제 지원만으로 승계 꼬인 타래가 모두 풀리는 것은 아니다. 저축은행 영업권과 인가 자체에 희소 가치가 존재하고, 새 대주주가 들어오려면 금융당국의 혹독한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해서다. 승계나 매각 의사가 명확해도 적합한 후계자나 인수자가 진입하기 어려우면 소유구조를 개편하기가 불가능하다.

앞서 금융당국도 저축은행 인수 활성화를 위해 대주주 규제를 일부 정비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지주회사가 보유한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정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면제하도록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금융지주 그룹 차원의 건전성 관리 체계를 인정해 금융지주의 저축은행 인수 유인을 높이려는 취지다.

본지 자문위원인 곽범국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저축은행은 은행의 문턱을 보완하며 지역 금융의 한 축을 담당한다”며 “승계 과정에서 신규 진입자의 적격성 심사가 과도한 걸림돌이 된다면 진입 문턱을 일부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곽 전 사장은 이어 “다만 새로 진입한 대주주의 경영 행위는 엄격히 감독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강하게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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