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제네릭으론 못 버틴다…8월 약가 인하 카운트다운[약가인하 후폭풍①]

기사 듣기
00:00 / 00:00

(이투데이DB)

정부가 8월부터 제네릭의약품(복제약) 가격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기존 53.55%에서 단계적으로 최저 45%까지 인하하는 내용의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고시를 시행하면서 제약업계에 거센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이번 약가 제도 개편은 지난 2012년 단행된 제네릭 약가 일괄인하 조치 이후 무려 13년 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변화다.

2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8월 고시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제네릭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진 기업들의 실적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갖춘 대형 제약사들과 그렇지 못한 중소 제약사 간의 양극화가 한층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연구개발 비중이 높고 고부가가치 의약품 개발 능력을 인정받은 ‘준혁신형 제약기업’과 ‘혁신형 제약기업’에 한해 최대 4년간 기존 제네릭의 경우 각각 47%와 49%, 신규 제네릭의 경우 각각 50%와 60%의 약가 가산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준혁신형·혁신형 제약기업은 연구개발 투자 비중과 신약 연구개발 실적 등을 평가해 보건복지부가 인증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국내 제약업계는 약가 인하 충격을 이겨낼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올해 4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명단에는 48개의 제약사들이 이름을 올렸으나, 대웅제약이 리베이트 적발에 따른 행정처분을 이유로 제외되면서 총 47개의 제약사들이 인증을 유지한 상태다. 인증을 받지 못한 채 복제약 영업과 판매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온 대다수 중소·중견 국내 제약사들은 고스란히 매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의도와 달리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신약개발에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제네릭의약품을 통해 벌어들이는 안정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필수다. 제네릭 매출이 무너지면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고, 이는 결국 미래 성장 동력인 R&D 투자를 대폭 축소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정부가 내건 R&D 투자 유인책이 오히려 국내 제약산업을 흔들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