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적 사안은 다양한 관점 교육, 사실관계 명확히 가르쳐야"

배재고 야구부의 '스타벅스 응원' 논란으로 학교 민주시민교육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국가교육위원회가 학교시민교육의 국가 차원 기본원칙 마련에 나섰다. 혐오와 차별, 허위정보 대응, 디지털 시민성 등을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국가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국교위는 23일 부산에서 '우리가 바라는 학교시민교육' 국민참여 토론회를 열고 '학교시민교육 국가 기본원칙(안)'을 공개하고 국민 의견수렴에 들어간다. 이번 원칙안은 교과수업뿐 아니라 비교과 활동과 생활지도, 상담 등 학교생활 전반에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번 원칙안은 최근 교육 현장에서 반복되는 혐오 표현과 허위정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는 점이 특징이다.
원칙안은 학교가 학생들에게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편견·모욕·조롱·비하·혐오와 차별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반시민적 행위임을 가르치고,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부정하거나 폭력과 극단적 언행으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극단주의를 배격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학생들이 허위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판단할 수 있도록 진실 추구 태도와 디지털 시민성을 길러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최근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5·18 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는 응원 구호를 외쳐 사회적 논란이 된 이후, 후속 민주시민교육마저 학생 대부분이 잠을 자며 사실상 형식적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황과 맞물려 학교 시민교육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의를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국교위는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도 원칙에 포함했다.
교육자가 교육적 목적을 가지고 기본원칙에 따라 수행한 정당한 학교시민교육은 민·형사상 및 행정상 책임 대상이 되지 않도록 관련 법령에 따라 보호받아야 한다는 조항을 담았다. 교육 현장에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나 민원을 우려해 시사 현안을 다루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
논쟁적인 사회 현안을 학교에서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제시했다.
원칙안은 헌법과 국가교육과정 등에 규정된 내용은 명확하게 교육하되, 정책이나 입법처럼 사회적으로 견해가 갈리는 사안은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시의성 있는 공적 사안도 교육활동 주제로 적극 수용하도록 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토론회에 앞서 공개한 강의안에서 "대한민국의 진영 간 대립과 갈등, 허위정보, 혐오와 차별, 극단주의 주장이 무분별하게 교실로 유입되고 있다"며 "학교가 침묵하면 그 공백은 유튜브나 숏폼 콘텐츠, 뉴스 댓글 등이 채우게 되고 학생들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혐오의 언어 속에서 현실 사회를 이해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학교시민교육 국가 기본원칙안은 사회적으로 견해가 나뉘는 사안에 대한 일방적인 주입교육은 금지하면서도 옳고 그름이 분명한 사안은 명확하게 교육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원칙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교위는 기본원칙(안)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듣기 위해 이달 31일까지 온라인 국민 의견수렴도 진행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참여를 원하는 국민은 국가교육위원회 누리집 국민 의견 플랫폼에 접속해 의견을 등록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