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국내 증시는 알파벳과 테슬라 실적 해석, 중동 지정학 변수, 미국 반도체주 강세가 맞물리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외국인 순매수와 실적 추정치 유지, 기술적 반등 신호를 감안하면 코스피가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 2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대량 생산 기대감에 힘입어 반도체주는 견조했지만, 미·이란 갈등 지속과 알파벳, 테슬라 등 빅테크 실적 대기 심리로 소폭 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보합권에 머물렀고 S&P500지수는 0.14%, 나스닥지수는 0.57%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4% 상승했다.
시장 관심은 이제 지정학보다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이날 장 마감 후 발표된 알파벳 실적은 AI 수요 가시성을 점검하는 첫 번째 시험대였다. 알파벳은 2분기 매출 1198억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 1170억달러를 웃돌았다. 클라우드 매출도 24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하며 컨센서스 224억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35.6%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핵심은 클라우드 성장과 설비투자다. 시장은 알파벳 클라우드 성장률에 대해 이미 높은 눈높이를 갖고 있었는데 이번 실적은 이를 다시 확인해줬다. 여기에 2026년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기존 1850억달러에서 2000억달러로 올렸고 2027년에도 상당한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시간 외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2분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58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투자수익률 우려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비투자 상향이 수요 증가 대응 성격이라는 점, 클라우드를 포함한 본업 성장 모멘텀이 살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실적은 국내 반도체주를 둘러싼 고객사 투자 축소 우려와 메모리 사이클 피크아웃 우려를 일정 부분 완화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테슬라 실적은 다소 엇갈렸다. 전체 매출은 기대를 웃돌았지만 매출총이익률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이 부진했다. 시간 외 주가도 4%대 약세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ESS 관련주의 단기 수급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전일 국내 증시는 미국 반도체주 급등에 힘입어 장 초반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6% 넘는 급등세를 보였지만, 이후 알파벳 실적 대기 심리와 미·이란 지정학 노이즈에 따른 경계 매물이 나오며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코스피는 0.7% 상승했고 코스닥은 0.3% 하락했다.
금일 국내 증시는 유가와 금리 부담, 알파벳 시간 외 주가 약세가 상단을 누를 수 있다. 반면 설비투자 가이던스 상향에 따른 미국 반도체주 시간 외 강세는 하방을 받칠 재료다. 결국 장 초반에는 상하방 재료가 충돌하며 흔들리겠지만 장중에는 현대차와 NH투자증권, KB금융 등 개별 실적에 따라 업종별 차별화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시장이 가장 불안해했던 건 반등 지속성이다. 전일 코스피가 장 초반 6% 넘게 뛰고도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한 점이 이런 불안을 키웠다. 다만 20일 종가 기준 120일선을 이탈하며 중장기 추세 훼손 우려가 커졌던 구간에서 벗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실적도 생각보다 흔들리지 않고 있다. 최근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7월 이후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추정치는 오히려 6.8% 늘었다. 주가가 급락하는 동안 실적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외국인 수급도 개선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주부터 순매수로 돌아섰고 전일에는 반도체 1조7000억원을 포함해 코스피 전체에서 2조6000억원을 순매수했다. 5월 6일 이후 최대 규모다. 차트와 실적, 수급 측면에서 중립 이상의 재료가 쌓이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현재 코스피 7000선 아래 구간은 바닥권 영역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키움증권 판단이다. 앞으로 AI와 반도체 관련 국내외 실적, 미·이란 휴전 기대 재형성, 유가 상승세 진정 같은 재료가 확인되면 7월 초중순 급락기보다 주가의 긍정적 반응 강도는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장중 변동성이 지수 회복 가능성에 대한 혼란을 다시 키우더라도 지금은 주식 비중 축소보다 비중 확대를 우선시하는 전략이 더 적절하다는 진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