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조현장 전체를 ‘로봇 실험실’로…그룹 제조역량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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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제조 데이터로 학습 고도화
핸드 기술·M&A·AI 로봇 투자도 확대

삼성전자가 대표이사 직속 ‘RX사업추진실’을 신설한 것은 단순히 조직 하나를 늘린 차원이 아니라 그룹 전체 제조 역량을 활용해 범용 로봇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제조 환경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범용 로봇을 고도화하고, 핵심 기술 확보와 인재 영입, 투자까지 동시에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가장 큰 강점으로 그룹 차원의 제조 역량을 꼽는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중공업, 삼성E&A 등 계열사가 디스플레이와 전자부품, 배터리, 조선·플랜트 등 서로 다른 제조 현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이 이들 제조 현장에서 활용되면 정밀 전자 조립부터 중량물 취급까지 다양한 작업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어 특정 공정에 최적화된 산업용 로봇을 넘어 어떤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범용 로봇으로 발전하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로봇이 이들 계열사 제조 현장에서 활용되면 정밀 전자 조립부터 중량물 취급까지 다양한 작업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다. 특정 공정에 특화된 산업용 로봇을 넘어 어떤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범용 로봇으로 발전하는 데 유리한 구조라는 평가다.

재계에서는 부품과 배터리, AI 반도체, 완제품 제조까지 로봇 밸류체인을 그룹 안에서 폭넓게 아우를 수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의 차별화 요소로 보고 있다. 실제 그룹 내에서는 로봇 관련 기술 축적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삼성SDI는 휴머노이드용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SolidStack’을 공개했고,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기술과 AI 소프트웨어, AI 반도체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생활 밀착형 제품에 AI를 적용해 온 경험도 범용 로봇 개발에 강점으로 꼽힌다.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핵심 기술인 ‘로봇 손(덱스터러스 핸드)’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덱스터러스 핸드는 휴머노이드 원가의 17~31%를 차지할 만큼 기술 장벽이 높은 분야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핸드 전문 업체와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이번에 합류하는 김의겸 아주대 교수를 중심으로 Robotics Manipulation개발팀에서 핸드를 비롯한 지능 조작 기술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관련 기술을 보유한 해외 스타트업과의 협력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삼성전자는 자동화를 넘어 자율화로 전환하기 위해, 제조 전 공정에 휴머노이드형 제조 로봇 도입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향후 생산 라인과 설비를 관리하는 ‘오퍼레이팅봇’, 자재 운반을 담당하는 ‘물류봇’, 조립 공정을 수행하는 ‘조립봇’ 등을 AI와 결합해 최적화된 제조현장을 구현할 계획이다.

특히 고온·고소음 등 사람이 작업하기 어려운 인프라 시설에는 디지털 트윈 기반의 ‘환경안전봇’을 적용해 작업 안전을 강화하고 현장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줄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로봇 분야 인수합병(M&A)과 스타트업 투자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행과 전신 제어, 매니퓰레이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등 핵심 분야 전문 인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미래 성장사업을 적극 발굴해 글로벌 로봇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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