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이어 홍해도 막히나…세계 원유 ‘양대 동맥’ 봉쇄 위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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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 사우디 해상 봉쇄 선언
국제유가·해상운임 동반 상승 우려
홍해, 세계 원유 생산량 7% 통과
호르무즈 우회 수출로 타격
韓·日·中 등 경제 충격 집중될 듯

▲2024년 8월 29일(현지시간) 공개된 사진에 홍해에서 친이란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그리스 국적 유조선 수니온호에 폭발이 발생하는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20일(현지시간) 친미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홍해 길목에 있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차단해 사우디 수출길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이란 전쟁의 전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홍해까지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세계 에너지 공급망과 국제 무역에 미칠 파장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 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우디가 예멘에 가한 부당하고 억압적인 봉쇄에 대응해 ‘눈에는 눈’이라는 원칙에 따라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즉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란의 전력 기반 시설을 계속 공격할 경우 후티 반군에게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폐쇄하라고 압박해 왔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완전히 봉쇄되면 사우디 원유 수출 대부분이 역외로 빠져나갈 수 없게 돼 전 세계 원유 공급이 약 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달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석유류 물동량은 하루 740만 배럴로,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7%를 차지한다. 이는 이미 걸프 지역 전쟁으로 인해 세계 원유 공급의 약 10%가 감소한 상황에 추가적인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홍해 통항 선박의 전쟁위험 프리미엄이 17일 약 0.3%에서 이날 0.75%로 뛰는 등 물류비도 급증했다.

그간 사우디는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로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어려워지자 동서 송유관을 이용해 원유를 얀부항으로 보내 우회 수출하고 있었다. 얀부항을 통한 에너지 수출 물동량은 하루 평균 400만 배럴로, 1년 전의 97만 배럴에서 네 배 이상 늘었다.

이처럼 얀부항을 이용해 홍해로 우회하는 사우디의 에너지 수출은 2월 28일 발발한 미·이란 전쟁 기간 중동산 에너지 공급의 ‘생명줄’ 역할을 하며 국제유가가 상승을 억제하는 데 기여해왔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후티가 홍해 봉쇄를 실제로 단행할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차질이 한층 심화하면서 국제유가의 추가 급등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과 걸프 동맹국들의 보복 공습을 촉발해 중동 전선이 홍해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바브엘만데브 해협마저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는다면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ㆍ일본ㆍ중국 등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경제 타격이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항이 동시에 장기간 차질을 빚거나 사우디 송유관·항만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볼 경우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 복원을 위한 외교적 움직임이 감지됐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카타르ㆍ이집트ㆍ파키스탄 등 중동 중재국들은 10일간의 휴전안을 미국과 이란에 제안했으며 미국 정부가 검토 중이다. 이는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장기 합의의 발판으로 마련됐던 종전 양해각서(MOU)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에 후티의 사우디 봉쇄 발표 직후 국제유가는 급등했지만, 시장에서는 외교적 돌파구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면서 이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해 1% 안팎의 오름세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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