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청년’ 조롱 뒤 숨은 위기⋯“세대별 심리 안전망 시급” [T 같은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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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사회가 위기 상황에 놓인 개인에게 일방적인 이름을 붙이기보다 생애 전환기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심리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본지 김지영 기자와 손윤희 박사는 20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T 같은 F’(연출 김성현)에 출연해 청년층의 고립과 중장년층의 높은 자살률, 청소년 자해 문제를 살펴보고 세대별 정신건강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최근 일하지 않고 쉬는 상태의 청년을 가리키는 ‘쉬었음 청년’이라는 표현이 SNS 등에서 조롱의 대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정책 대상자를 구분하기 위해 새로운 명칭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의 구체적인 사정은 사라지고, 오히려 무기력하거나 의지가 부족한 집단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청년 지원 정책 역시 새로운 사업을 만들고 공공 예산을 늘리는 방식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봤다. 기존 사회적 기업과 지역 공동체가 주도하는 ‘사회연대경제’를 중심으로 일상적인 관계망과 지지 체계를 형성해야 실질적인 도움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지원 대상을 선별하기보다 지역 안에서 당사자의 상태를 살피고 필요한 자원과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40~50대 중장년층의 높은 자살률도 주요 사회 문제로 다뤄졌다. 중장년층은 퇴직으로 인한 경제적 지위 변화와 자녀의 독립, 부모 부양 등 여러 삶의 전환기를 동시에 겪으면서 심리적 위기에 놓이기 쉽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들 세대는 가부장적인 양육 환경 속에서 힘든 상황을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온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나 심리상담을 받는 일을 꺼리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채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중장년층의 위기가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만큼 가족과 지인 등 주변인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면과 식사 습관의 변화, 사회적 관계 단절, 반복적인 무기력 표현 등을 단순한 기분 문제로 넘기지 않고 조기에 지원 기관과 연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청소년 사이에서 확산하는 자해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의료 현장에서 청소년 10명 중 2명가량이 자해를 경험한 것으로 파악될 만큼 심각성이 커지고 있으며, 일부 청소년 사이에서는 자해가 고통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불안과 좌절을 언어로 표현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충분히 배우지 못한 채 신체를 해치는 방식으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러한 상태가 적절한 치료와 지원 없이 성인기까지 이어질 경우 향후 자살률을 낮추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울감과 불안감은 개인적인 요인에서 시작될 수 있지만,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입시와 취업 경쟁, 주거 불안, 경제적 빈곤, 가족 해체 등 구조적인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개인의 의지나 성격만을 문제 삼아서는 위기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학 입학과 졸업, 취업과 실직, 결혼과 이혼, 퇴직 등 삶의 주요 전환점마다 종합적인 정신건강 검진과 상담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두 사람은 고용과 의료 지원을 넘어 입시나 취업 실패, 경제적 위기 등으로 삶의 방향을 잃었을 때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과 정답만을 강요하는 문화를 벗어나 청소년과 청년들이 실패 이후에도 다른 선택지를 찾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T 같은 F’ 화면 갈무리. (이투데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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