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대국민 조사…경제안보 법체계 신설 91.4%·징벌적 경제 불이익 찬성 90.6%

국민 10명 중 9명은 반도체 등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이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경제안보 차원의 별도 법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90%를 웃돌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만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핵심기술 해외유출 대응 관련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핵심기술 해외유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92.5%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이 62.6%, ‘심각하다’는 응답이 29.9%였다. 심각성 평가 평균은 10점 만점에 8.6점으로 집계됐다.
또한 응답자의 91.4%는 미국과 중국처럼 핵심기술 유출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안보 차원의 법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행 방식으로 충분하다는 응답은 7.8%에 그쳤다.
현재 국내에서는 산업기술보호법과 첨단전략산업법 등을 통해 기술 유출을 처벌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스파이법을 통해 외국을 이롭게 하는 기술 유출을 경제간첩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중국도 반간첩법에 따라 국가안보와 직결된 기술·정보 유출을 간첩 행위로 처벌하고 있다.
처벌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도 90.7%에 달했다.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5.3%,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3.2%였다.
기술 유출의 경제적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고 인식한 응답자 가운데 처벌 강화를 요구한 비율은 97.0%였다. ‘심각하다’고 답한 응답자에서는 84.1%, ‘보통 이하’라고 답한 응답자에서는 64.6%가 처벌 강화에 찬성했다.
징역형과 별도로 범죄 수익보다 벌금과 재산 몰수액을 더 크게 부과하는 징벌적 경제 불이익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90.6%였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5.0%,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4.4%로 나타났다.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은 범죄행위로 얻은 이익을 몰수·추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유출된 기술의 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기술 유출 관련 1심 유죄 판결 496건 가운데 피해액을 산정해 인정한 판결은 한 건도 없었다.
핵심기술 유출로 가장 우려되는 피해로는 ‘추격 국가와의 기술 격차 축소에 따른 국가경쟁력 약화’가 5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가 안보·공급망 안정성 위협(19.5%)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16.4%) △핵심산업 쇠퇴에 따른 일자리 감소·세수 타격(10.0%) 순이었다.
하상우 경총 이사는 “국민 다수가 핵심기술 해외유출을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경쟁력과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핵심기술 해외유출에 대한 강력한 처벌 법제 도입 등 경제안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