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도소매·청년 취업자 이미 급감…최임위 "낡은 제도 전면 개편해야"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에서도 경영계와 소상공인이 요구한 ‘업종별 차등 적용’이 노동계 반대 속에 또다시 무산됐다. 설상가상으로 내년도 최저임금마저 올해보다 3.7%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최종 결정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인건비 부담이 한계에 달한 소상공인들은 인력 감축과 키오스크 등 무인화로 대응하고 있다. 도소매업과 청년 일자리 시장의 고용 위축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5일 최임위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700원으로 의결됐다. 올해보다 380원(3.7%) 인상된 수치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시급은 1만2840원이며, 주 40시간(월 209시간) 기준 월 환산액은 223만6300원이다.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못지않게 업종별 차등 적용이 또다시 문턱을 넘지 못한 점을 뼈아파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열린 7차 전원회의에서 최임위는 숙박·음식점업 등에 대해 최저임금을 낮게 적용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반대 14표·찬성 11표·무효 1표로 부결됐다. 1988년 제도 도입 첫해 이후 30년 넘게 이어진 '전 업종 단일 최저임금 체제'가 내년에도 굳건히 유지되는 셈이다.
심의 과정에서 경영계는 "숙박·음식업 등 취약 업종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30%를 상회할 정도로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며 차등 적용을 호소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특정 업종 노동자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고착화하는 왜곡된 구조"라며 자영업자의 위기 원인을 플랫폼 수수료와 임대료 등 구조적 문제에서 찾아야 한다고 맞섰다.
단일 적용 원칙 하에 최저임금 인상마저 확정되자 현장의 소상공인들은 깊은 허탈감을 드러내고 있다. 매출 감소와 원가 상승의 이중고 속에서 인건비 부담마저 커지자 고용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형국이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매출의 20%가량이 인건비로 나가는 상황에서 한때 8명이었던 직원을 4명으로 줄였다"며 "추가 채용 대신 키오스크나 전자동 커피머신 등 자동화 설비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중학 GS25경영주협의회 정책국장 역시 "인건비를 아끼려는 게 아니라 버티기 위해 근무자 2명 이상을 줄이고 점주가 주당 80시간씩 직접 일하며 메우고 있다"고 현장의 참담한 실정을 토로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도 일제히 "현장의 지불 능력을 외면한 결정으로 한계 영세기업의 폐업과 고용 축소가 우려된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러한 소상공인들의 고용 축소 움직임은 실제 거시 지표로도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날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 관련 대표 업종인 도소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4만4000명 줄며 넉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아르바이트 비중이 높은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9만7000명이나 급감해 26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과 차등 적용 무산이 편의점·카페 등 청년층 수요가 높은 도소매업 일자리 한파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매년 반복되는 노사 간 소모적 평행선을 막기 위해 최저임금 제도의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최임위 공익위원들은 전날 고용노동부에 "올해 하반기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해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과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종합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권고했다. 급변하는 노동 시장 구조에 발맞춰 낡은 최저임금 체계를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