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흥행 소식에 힘입어 그동안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3거래일 연속 조정을 받던 국내 반도체주가 일제히 반등에 성공하며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0.27% 내린 218만원에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한미반도체(3.02%), 제주반도체(14.67%), 서울반도체(6.01%), DB하이텍(4.46%) 등 반도체 관련주는 일제히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반도체 관련주의 급등은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이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준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와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나스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미국예탁주식(ADS)은 공모가(149달러) 대비 12.76% 오른 168.01달러로 첫날 거래를 마쳤다.
이번 공모를 통해 SK하이닉스가 확보하게 되는 총 자금 조달 규모는 약 265억 달러로 한화 기준 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역대 외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기록한 IPO 사례 중 사상 최대 규모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이목을 한 몸에 받은 이번 공모는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공모 모집 물량의 7배가 넘는 기록적인 청약 주문을 확보하며 대흥행에 성공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총수요 금액만 무려 2000억 달러로 한화 30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종 공모가 역시 한국 증시 보통주 종가 기준 환산 가격보다 약 2.9% 높은 프리미엄을 인정받았다.
통상 대규모 신주 물량이 출회되는 IPO의 경우 기존 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공모가가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고대역폭메모리 HBM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굳힌 경쟁력이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독보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 흥행 소식은 메타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발 악재와 중동 군사적 충돌 우려로 가파른 조정을 겪던 국내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를 반전시키는 마중물이 됐다.
지난 9일 ADR 대박 소식이 전해지며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5.30% 급등한 218만6000원에 장을 마감하며 반등의 선봉장에 섰다. 장 중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순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변동성이 확대되기도 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ADR 흥행 지지력이 하방을 견고하게 받쳐주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강력한 동반 매수세로 대응하며 상승폭을 빠르게 확대했다.
대장주가 중심을 잡고 치고 나가자 반도체 소부장 및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으로 낙수효과가 전해졌다. AI 메모리 공정 필수 장비인 HBM용 본딩 장비를 공급하는 한미반도체는 무려 8.18% 폭등한 21만5500원까지 치솟았으며 파운드리 전문 기업인 DB하이텍도 11만6700원에 안착했다. 여기에 미 증시 내 반도체 강세와 엔비디아 규제 우려 완화 소식, 애플과 브로드컴의 300억 달러 규모 공급 계약 소식이 가세하며 관련주들은 일제히 하락 고리를 끊어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 리스크 재부각과 지정학적 노이즈로 인해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됐으나 반도체만큼은 뚜렷한 차별화 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에 발행 규모의 7배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치평가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다"며 "외국인이 순매수를 유입시키며 매물을 소화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주도의 지수 견인력은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